홍콩, 중국 등 전세계 1800여개 매장, 해외에서는 흔한 브랜드
쉐이크쉑, 블루보틀 전철 밟을 가능성 커, SNS가 일으킨 신기루
“햄버거 가게 하나 오픈했는데 이 짓을 또 하고 있다니…제발 미국 사람들이 모르게 해주세요.”
지난 26일, 서울 강남대로에 오픈한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강남의 긴 오픈런을 촬영해 남디 공식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린 이후 누군가 이를 퍼 나르면서 남긴 글이다.
남디는 파이브가이즈 한국 진출에 관해 꾸준히 취재해 왔고 글과 영상으로 남겼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 파이브가이즈를 직접 먹어보지는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해외에서 너무나 많이 먹어봤기 때문이다. 굳이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파이브가이즈는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42번가 최중심에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있다. 뉴욕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번 쯤 경험해 봤을 거다.
가까운 홍콩에도 9개의 파이브가이즈의 매장이 있으며 중국 상하이에만 5개의 매장이 있다.
해외 국제공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매장이 파이브가이즈이다. 그나마 인앤아웃은 미국 서부에만 있어 희소성이 있다.
그러나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23개 국가에 1800여개 매장이 있다고 하니 해외에 얼마나 매장이 많은지 알 수 있다.
그런 흔하디흔한 버거 브랜드 하나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오픈했다. 여기에 입장하려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12시간을 기다린 사람도 있고, 수백 미터의 오픈런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평일 아침에 직장에 안 가고 학교에 안 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줄을 서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촬영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파이브가이즈 자체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한 ‘인증샷’ 목적이 커 보였다.
과거 쉐이크쉑과 블루보틀, 퍼센트커피 등 해외의 핫한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해 긴 오픈런을 연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추가 매장들이 생겨나며 초기의 인기는 사라져갔다. 파이브가이즈 역시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세트 기준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부담일 수 있다.
인앤아웃처럼 미국 서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도 아니고, 홍콩,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 흔하게 볼 수 있는 버거 브랜드 매장 하나가 한국에 뒤늦게 오픈한 것을 두고 이렇게 긴 줄을 설 일인가 싶다. SNS가 일으킨 신기루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