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디’S INTERVIEW] 방콕, 물, 나무…글로우서울 유정수 대표

By.
1K

익선동에서 시작해 가장 성장하는 공간 개발자

외식에 이어 관광, 호텔 등으로 공간 영역 확대

 

오래 전 종로의 익선동이 천지개벽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사동과 탑골공원 등 올드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했던 익선동이 도대체 어떻게 바뀌고 있다는 것인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익선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익선동의 부동산 값이 엄청 뛰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도대체 누가 익선동의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있을까. 브랜드명도 익선동에서 익히 접해보지 못한 청수당, 살라댕방콕.

‘글로우서울 유정수 대표.’

그의 이름과 회사는 익선동에서 유명세를 떨칠 때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선뜻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나자고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와 브랜드가 지속가능할지, 금방 떴다가 사라지는 ‘떴다방’ 사업가는 아닐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가 하는 프로젝트와 브랜드는 방콕 등 동남아에서 차용해 온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새롭거나 신선해 보이지 않았다.

 

글로우서울이 경리단길에 운영하는 살라댕엠버시./사진=남다른디테일

 

글로우서울을 읽는 키워드 방콕, 물, 나무

 

방콕의 지하철역에서 이름을 가져온 ‘살라댕’, 방콕 유노모리 온센에서 컨셉을 가져온 청수당, 방콕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이름을 가져온 ‘글로우’.

심지어 그가 추진하고 있는 ‘경리단길 프로젝트’는 대학을 컨셉으로 한 JW메리어트 푸꾸옥에서 많은 걸 가져왔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익선동에 머물지 않고 창신동, 경리단길, 대전, 광주 등 전국적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외식이라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공간과 지역을 살리는 마이더스의 손으로도 불린다.

외부 투자도 많이 받고 있으며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 등 대기업들도 줄을 서고 있다. 최근에는 책도 내고 공중파 방송에도 나와 ‘제2의 백종원’이라는 별칭도 따라 다닌다.

그는 젊은 나이에 성공의 정점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더 크면 만나주지도 않을 거 같아 부랴부랴 연락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글로우서울이 진행한 공간을 가면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이 ‘물’이다. 연중 여름 날씨인 동남아에서 물을 오브제로 한 공간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나 사계절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물을 공간 오브제로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왜 그는 물을 사용했을까.

“물은 제임스카메론 감독만큼 좋아한다.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물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거 같다. 생명감을 느끼는 것 같다. 여행을 떠나는데 산으로는 잘 안 가는데, 수영장으로는 많이 가지 않는가. 폭포, 물레방아, 비, 수족관 등 물은 어떤 역동성이 있다. 무엇보다 물을 오브제로 사용하는 이유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글로우서울의 프로젝트에는 빛과 나무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동남에서 물을 많이 먹고 자란 거대한 식물들,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지는 모습 등을 글로우서울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스타 감성의 젊은 세대들에게 먹힌 것이다.

그리고 그가 물을 오브제로 활용하게 된 이유는 방콕 등 동남아에서 물을 활용한 오브제들을 많이 접했을 수 있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많은 부분을 방콕 등 동남아에서 컨셉과 아이디어, 브랜드 등을 가져왔다.

경리단길 프로젝트는 남산대학 식물학과, 기상학과 등 대학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든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빌 벤슬리가 디자인한 JW메리어트 푸꾸옥에서 먼저 시도했던 것이다.

또 그가 의도했던 아니던 살라댕, 글로우, 엠버시(방콕의 센트럴엠버시), 더썸머(방콕 더네버앤딩썸머) 등도 방콕에 있는 이름이다. 그가 초기에 살라댕방콕을 론칭해 성공하면서 이런 고정관념은 더욱 강해져 있을 수 있다.

“직원들과 JW메리어트 푸꾸옥으로 워크샵을 다녀온 적은 있다. 표절이라기보다 오마주이자 영감이라고 생각한다. 경리단길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뉴욕 NYU(뉴욕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는데, NYU는 우리가 생각했던 담장이 있는 대학이 아니었다. 뉴욕 곳곳에 대학이 있었다. 경리단길 프로젝트를 하면서 NYU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방콕을 좋아해 많이 다녔으며 빨간집이라는 살라댕 등 개인적인 스토리를 브랜드에 담고 싶었다.

 

글로우서울이 경리단길에 운영하는 호우주의보 입구./사진=남다른디테일

 

‘망한 곳’이 글로우서울의 입지 조건

 

죽은 상권도 살리는 인물로 공중파 방송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 대표가 과연 최고의 입지로 꼽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망한 곳’이다.

그는 상권이 망했다고 판단되고 재개발 아니면 답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 곳에 들어간다고 한다.

경리단길 프로젝트도 이런 이유로 들어갔다.

“어느 날 경리단길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를 찾는데 카페가 없는 거다. 지나가는 사람도 얼마 없었다. 이때다 싶어 경리단길에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송리단길, 해리단길 등 상권이 뜨면 경리단길처럼 길 이름이 붙는다. 경리단길은 뜨는 길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이 경리단길을 살려야 다른 길을 이름으로 한 상권들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그는 성공한 사업가의 최정점이 되어 여기저기서 프로젝트 제안을 받고 투자를 받기 바쁘다. 글로우서울의 성공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나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광’이다. 그가 하는 프로젝트들이 관광객을 모으고 한국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조만간 호텔 리조트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호텔 리조트 사업 투자를 제안한 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는 이태원에 사옥도 짓고 있고 부산 영도에도 부동산을 매입해 공간 프로젝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Tag

More Detail,
More Clarity NAMDI

남다른디테일의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셨다면 작은 응원 부탁드려요.
독자분들의 응원이 남다른디테일의 힘입니다. 후원금의 일부는 좋은 일에 쓸 수있도록 하겠습니다.

응원하기

남다른디테일의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셨다면 작은 응원 부탁드려요.
독자분들의 응원이 남다른디테일의 힘입니다. 후원금의 일부는 좋은 일에 쓸 수있도록 하겠습니다.

남다른디테일 후원계좌

1005-904-464814

우리은행 | 주식회사 남다른디테일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Fill out this field
Fill out this field
유효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You need to agree with the terms to proceed

column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