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이상 강바람 맞으며 추위에 떨어야 해, 20분 늦게 시작
VIP행사에 음식 준비도 턱없이 부족
지난 29일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2023 프리폴(Prefall) 여성 컬렉션 패션쇼가 열렸다.
루이비통 행사를 위해 잠수교는 24시간 교통통제가 이뤄졌고 경찰들도 상당수 배치됐다. 한 패션업체의 행사가 아닌 서울시와 경찰청 등이 협조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행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행사에 국민의 협조와 세금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명품 브랜드 행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마추어적인 면모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먼저 한강 잠수교는 과거 지춘희 디자이너 등 패션디자이너들이 런웨이 장소로 탐내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아주 긴 거리의 런웨이도 그렇고 차가운 강바람 등 여러 변수로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그걸 이번에 루이비통이 선택한 것.
그런데 루이비통은 잠수교를 패션쇼 장소로 선택하고 전 세계 루이비통 VIP들과 샐럽들을 초청했는데, 행사 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쇼가 있던 날 오전에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한강의 강바람은 매우 차기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루이비통 측이 준비한 것은 무릎담요와 손난로가 전부였다. 나중에는 무릎담요도 부족해 추위에 떨며 쇼를 봐야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고객들에게는 무릎담요가 모두 소진됐다고 알렸는데, 한 언론사 오너가 뒤늦게 착석하자 무릎담요가 바로 지급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춥고 강바람이 강하다는 걸 알았으면 최소한 초청 인원수 만큼 담요를 준비해야 하지 않았을까. 초청장에 날씨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탓에 미니스커트와 민소매 차음으로 쇼 장을 찾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쇼는 저녁 8시에 시작하고 7시 까지 입장을 해달라고 초청장에 안내가 되어 있다. 초청을 받은 많은 사람들은 최소 1시간 이상 강한 바람을 맞으며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다.
좌석을 잘 못 안내해 초청자들 간에 언성을 높이는 일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패션쇼가 저녁 8시 부터 시작이었는데, 약 20분이 늦어진 8시 20분쯤에 시작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고객과의 약속은 소중한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런 강추위 속에 20분을 더 떨어야 하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추위에 얼마나 떨었던지 쇼를 제대로 볼 여유도 없었다.
쇼가 끝나고 애프터 행사장으로 이동했는데 거기서도 어설픈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추위에 떨고 온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음식들이 턱없이 부족했다. 감자 칩만 제공되는 경우도 있었고 뒤늦게 핑거 푸드가 제공되는 해프닝.
여러 명품 행사장을 찾았지만 이번 루이비통 2023 프리폴 패션쇼만큼 명품스럽지 않은 행사는 처음이다. 런웨이 장소로 잠수교를 정했으면, 잠수교 일대의 강바람과 날씨 등은 고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런 쇼에 참석하겠다고 일부러 루이비통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명품 브랜드 쇼를 앞두고서는 매출이 확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명품 브랜드의 실체를 본 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