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에 남다른 관심이 많은 남다른디테일, 어릴적 불교 공부를 하면서 환경과 생태주의에 눈을 떴던 거 같다. 그렇다고 환경운동을 할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다. 생활 속에서 우리 모두 지구를 생각하다보면 지구는 조금씩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순진한 생각. 최소한 내로남불, 모순적인 환경운동은 하지 말자는 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 지구를 위한 한시간이라며 불끄기운동을 하자면서 불끄고 있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라이브방송을 하는 사람들. 스마트폰은 전기가 안들어가나. 더 들어갈거다. 그렇게 모순적으로 살지는 말자는 것.
“우리의 어머니에서 배우자”
나는 지인들과 지구 환경을 얘기할때 가장 많이 말하는 것이 “우리의 어머니에서 배우자”이다. 모두 무슨 원시시대 얘기하냐는 반응. 나의 어머니는 친환경이니 환경보호라는 말을 한번도 사용하신 적이 없다. 그러나 내가 봤을때 나의 어머니는 가장 친환경 실천가셨다.
세탁기가 없던 시절, 가족들의 빨래를 손수 하셨다. 세탁한 물을 그냥 버리시지도 않았다. 그걸 마당에 뿌려서 마당 청소에 쓰시고, 세탁물 그냥 버리면 아깝다고 걸레도 빠셨다. 이후 세탁기를 구입했지만, 어머니는 이 요상한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셨다. 이유는 “떼도 잘 안빠지고 물은 엄청 먹고 전기만 먹고 안좋다”는 거다. 빨래는 빨래 도마와 방망이로 두드려 빨아야 제맛인데 세탁기에서 나온 빨래는 뗴도 안빠지고 옷감 손상만 심하다는 거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물을 아끼고 전기를 아끼고 합성세제를 쓰지 않으려는 환경 실천가적인 면모가 아니었을까. 지금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일 거다. 자식 위한다고 고급 세제 직구로 구입할 줄은 알지 절대 손빨래는 못할거다. 그래 놓고 비건 비건하고.
불과 몇십년전 일인데도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이 안간다. 어머니는 가정 살림도 사시고 또 경제활동까지 하셨다. 당시에 여성이 일할 게 뭐가 있었겠나. 밖에서 일하고 오시면 집에서 또 일해야 하고 밥해야 하고. 아버지는 제때 밥이 안나오면 언성을 높이셨다. 왜 여자라고 밥을 해줘야하는 의무가 있나? 당시에 왜 아버지는 당당히 밥 달라고 요구하셨을까. 나가서 사드시지. 가족을 위해 밥을 해야 하는게 여성의 역할이라고 어릴때부터 교육받은 어머니가 참 슬펐다. 왜 내가 밥을 해줘야하냐며 당차게 나갔으면 신여성이었을텐데.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페미니스트에 가깝다.
얘기가 다른 쪽으로 흐르는건 나의 특성인 듯하다. 암튼 남다른디테일은 지구를 매우 생각하고 있다는 점. 나를 아는 호텔 사람들은 또 그러겠지. 너는 차 끌고 다니고 호텔에서는 왜 그리 물을 많이 쓰고 수건을 많이 쓰냐고. 그거야 덜쓰면 좋겠지만 낸 돈이 있으니 본전 생각나는 거지.
얼마전 예술의전당에 갔을때 “영원의 시작 제로” 라는 전시를 봤었는데 참 쇼킹했다. 한 사람이 일주일간 먹는 미세플리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장 무게라니. 게다가 인류 최고의 발명가로 알려진 에디슨은 어쩌면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지구를 오염시킨 주범이라는 점. 전기가 개발되고 석탄을 사용하고 석유를 사용하고 원전을 사용하면서 지구는 얼마나 오염되었을까. 또 밤이 길어지면서 얼마나 많은 생물 다양성이 사라졌을까. 아이러니 하다.
유지 보수 전문기업 멘디(mendii)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라에 신선한 기업을 만났다. 멘디 mendii 라는 기업인데 유지 보수 전문기업이라고 한다. 지금은 옷이나 신발 수선 중심으로 하는데 차후에는 건물 유지 등으로 확대할 계획도 있나보다.
이 기업을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패스트패션과 과잉생산 등 풍요의 시대에 가장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repair’라고 봤다. 새롭게 뭘 사고 필요없다고 버리기보다 고쳐쓰고 수선해 쓰자는 거다. 생각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내 블로그에 알리고 싶었다. 자발적 협찬인가. 이 기업은 이런 repair 중심으로 계속 갈 것이라고 한다. 아직은 매우 작은 기업인데, 내가 봤을때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크린토피아나 런드리고 등에도 수선 서비스는 있지만 배달이 안되거나 가격이 비쌀거다. 또 명동사 같은 곳도 엄청 비싼 걸로 알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공식 서비스에 맡기는 게 가장 좋다. 그런데 요즘 흐름을 보면 샤넬코리아도 한국에서 산거 아니면 AS를 안해주는 거 같기도 하다. 해외에서 사온 명품 브랜드들은 AS받기가 점점 곤란해지거나 수선비 부담이 커질 거다. 그런 점에서 이 멘디라는 기업은 비대면으로 배달을 해주고 합리적인 가격에 수선을 해주는 거 같다. 아직은 배달 지역도 한정되어 있고 해야할 일이 많은 기업이긴 한데, 가능성은 매우 큰 기업. 남다른디테일이 픽한 기업은 거의 성공했던 거 같다.
내가 봐도 앞으로 전망있는 사업은 새롭게 뭘 생산하기 보다는 second hands 와 repair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일본에서도 이 시장은 엄청 컸고 우리나라에서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태원 골목 골목 다니다보면 세컨핸즈샵 무진장 생기고 있다. 나도 요즘 옷같은거 거의 안사고 산다. 우리 지구 환경을 위해 소비를 줄이고 고쳐쓰고 수선해 쓰는 노력을 하자. 특히 패션은 지구를 가장 오염시키는 산업 중 하나다. 수거함에 버렸다고 환경운동에 동참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