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디’S VIEW] 한미약품 母子갈등, ‘아버지의 뜻’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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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뜻과 달리 버클리 음대 진학, 음악 밴드도 만들어 리더로 활동 ‘딴짓거리’
임성기 명예회장 사후, 회장직 아들 아닌 부인으로 간 점 등 ‘아버지의 뜻’ 아닐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의 통합이 발표되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의 통합이 겉으로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등 가족들의 상속세와 경영권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신의 한수’라고 발표 됐지만, 실제는 오랜 기간 내부에서 썩고 있었던 ‘모자갈등’이 터져 버린 것이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의 통합이 발표된 직후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에 반발하면서 송 회장과 임 사장간의 오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임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경영 방식을 ‘밀실 경영’이라고 표현했고 ‘불법’, ‘소외’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2020년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명예회장 사후, 차기 회장으로 장남인 임 사장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내인 송 회장이 회장을 맡으면서 이들의 불협화음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임 사장이 배 다른 자식도 아닐 텐데, 경영에서 소외되고 후계자 구도에서도 밀린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임 사장이 오래 전부터 아버지인 임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버지인 임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장남인 임 사장에게 경영 승계를 할 것을 염두에 두고, 아들인 임 사장이 착실한 경영자로서 성장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임 사장은 아버지의 뜻대로 살지 않았다. 임 사장은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를 물려받을 후계자가 일반적으로 받는 교육 과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버클리 음대는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 사장 역시 경영에 뜻이 없어서 버클리음대를 간 것인지, 음악을 공부 하더라도 후계자는 자신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지 등은 알 수 없다.

이후에도 그는 ‘로멘틱 쏘울 오케스트라(RSO)라는 밴드도 만들어 리더로 활동했다. 이 밴드는 아날로그 녹음기와 진공관 마이크를 스튜디오에 설치하고 20여 명의 연주자들이 한꺼번에 연주하는 ‘아날로그 녹음 방식’으로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LP음반 제작 업체도 임 사장이 실소유하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이런 행보가 ‘딴짓거리’로 밖에 비춰지지 않았을 것이다.

창업주인 임 명예회장 사후, 회장직을 아들이 아닌 부인인 송 회장이 차지한 점, 임 사장이 경영에서 ‘소외’된 점 등은 어쩌면 ‘아버지의 뜻’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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