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치킨’ 매장에서 회동, 젠슨 황 측에서 장소 선정
격식 없는 소통 즐기는 CEO모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30일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을 가졌다.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황 CEO는 두 총수와 고대역폭메모리(HBM)부터 자율주행·미래차를 아우르는 ‘인공지능(AI)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만났다. 장소 선정은 황 CEO측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깐부’는 친한 친구, 짝꿍을 뜻하는 한국어 은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가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황 CEO는 예정 시각보다 10분여 일찍 도착해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과 사진을 찍거나, 정 회장과 악수하고 잠시 인파 속을 걷기도 했다.

황 CEO는 평소 격식 없는 소통을 즐기는 CEO로 알려져 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CEO가 시민들에게 이 회장, 정 회장이 같이 치킨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정 회장은 “우리 둘이 치킨 먹는 건 처음이다. 황 CEO 덕분에 이렇게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자리를 파하기 전에는 세 명이 팔을 걸고 러브샷을 했고, 이 회장은 “맛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만찬 장소가 사전에 알려지면서 이날 깐부치킨 매장 앞에는 낮부터 취재진과 시민 수백명이 몰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급기야 경찰이 출동해 질서유지선(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인근에 구급 차량까지 배치됐다.

이들은 치맥 회동을 마친 뒤 코엑스로 나란히 이동해 엔비디아가 개최하는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황 CEO는 31일 경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특별세션에 연사로 나선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정 회장도 같은 날 경주로 복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