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수하물 두는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 선반에서 볼똥 떨어져 증언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원인으로 선반 속 정체불명의 물체가 주목받고 있다.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무원과 승객들이 잇따라 ‘선반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증언하면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2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항공기 승무원은 항공기 뒤쪽 주방에 있다가 닫혀 있던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보고 관제탑으로 “계류 중인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승객들도 선반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승객은 또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고 하고서 소화기를 들고 왔는데 이미 연기가 자욱하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화재를 일으킨 물체는)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가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연기가 난 선반 인근 좌석에 앉았던 30대 부부는 “연기가 났을 때 승무원이 ‘고객님 안에 뭐 넣으셨어요?’라고 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연기가 확 퍼졌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항공기 후미에서 화재가 시작된 점 등으로 미루어 항공기 보조 동력장치(APU)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승객의 수하물이 사고 원인이라는 것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국토부 항공기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항공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한편 최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로 항공기는 반소됐으나 탑승객 및 승무원 모두 무사히 탈출해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 대행은 “탈출 과정에서 일부 승객이 부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어 신속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대행은 “국토부 등 관계기관에 신속한 사고수습과 함께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비행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비상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탑승객 7명이 경상을 입었고 항공기 1대가 반소됐다.. 화재는 발생 1시간 16분만인 오후 11시 31분쯤 완전히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