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비용은 훨씬 낮지만 성능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위
딥시크에 미국 반도체 관련주들 약세
엔비디아가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에 직격탄을 맞았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6.97% 급락하며 118.42달러에 마감, 시가총액은 2조9000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급락했다.
같은 날 브로드컴, AMD, 퀄컴, ASML 등 반도체 관련 주식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엔비디아의 낙폭이 가장 컸다.
엔비디아는 지난 2년간 A100과 H100 등 자체 개발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전 세계 AI 열풍을 주도해 왔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블랙웰이라는 새로운 AI 칩을 내놓으면서 빅테크를 비롯해 AI 개발업체에 공급해 오고 있다. H100의 경우 칩 한 개 가격이 3만 달러 안팎에 이르는 알려져 있으며,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이런 칩이 수십만 개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개발 기업들은 AI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막대한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0%를 넘었다. 지난해 9∼11월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94%, 순이익은 106% 급증했다.
그러나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 ‘V3’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개발 비용에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빅테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딥시크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의 H800 칩이 사용됐지만, 이는 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춘 것이다.
‘V3’ 등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저렴한 칩을 사용했는데도 빅테크의 최신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성능을 내고 있는 것이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한다면 엔비디아가 그동안 비싼 최신 AI 칩을 앞세워 올렸던 막대한 매출과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