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비 둔화에 출구전략 못 찾아, 올해 백화점 매출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어
파이브가이즈 수입에도 본업 경쟁력 떨어지며 주가 반토막
명품 소비의 메카로 꼽혔던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이 코로나가 끝나자 직격탄을 맞았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코로나 시국에 해외여행 등이 막히면서 보복소비의 최대 수혜 점포였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명품 소비 대신 해외여행 등으로 몰리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백화점 매출 순위 8위까지 올랐던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10위권 밖으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갤러리아 명품관 법인인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한화갤러리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주도 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명품관의 올해 1~10월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8%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월 매출은 두 자릿수 역신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권의 신세계 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이 코로나 이후 명품 소비 둔화에도 신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에 5개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에서 갤러리아 명품관은 가장 중요한 점포이며 ‘작지만 강한’ 백화점으로 통했다. 그런 갤러리아 명품관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이 코로나 이후 명품 소비 둔화에 대비해 출구 전략을 모색한 반면 한화갤러리아는 출구를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명품 이외에는 뚜렷한 콘텐츠도 없으며 VIP등급 허들도 높아 신규 고객 유입도 쉽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조2260억원의 매출로 백화점 매출 순위 8위에 올랐던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순위가 10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더현대서울 등이 갤러리아 명품관을 앞설 수 있다.
신세계 강남점이 올해 3조원 매출을 내다보고 더현대서울이 1조원 매출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갤러리아 명품관은 전년 매출을 채우기도 급급한 상황인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올 3분기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74%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에프지코리아를 설립,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수입해 들여오는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본업인 백화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지난 3월 31일(2130원) 유가증권에 재상장한 한화갤러리아는 28일 종가 기준 1052원이다. 재상장 이후 50.6%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오너인 김 본부장이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는데도 주가는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압구정과 무역센터, 신세계백화점은 강남과 본점,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 등 점포간 상호보완적이 될 수 있는데, 갤러리아 명품관은 그러지 못하다”라며 “VIP고객 관리에서도 여타 백화점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 약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개별 점포별로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