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 최대 아킬레스건 ‘주차’와 ‘발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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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라호텔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호텔 중에 가장 고급스럽고 명성있고 기품있는 호텔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직 서울신라호텔을 따라올 호텔은 없는 거 같다. 호텔에 대한 이해나 큰 투자를 할 오너들이 없는 것일까. 특히 식음에서 만큼은 따라올 호텔일 없을 거다.

워커힐호텔이 식음 분야에서 경쟁이 될 수 있겠으나, 위치적인 면에서 약점이다.

​위치, 객실, 식음, 서비스 등 총체적으로 봤을 때 서울신라호텔이 국내 탑 호텔이라는데 이견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신라호텔의 치명적 약점이 있다. 바로 ‘주차’와 ‘발렛 서비스’이다.

​아마 주변에서 서울신라호텔에 있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걸 꼽으라고 설문한다면 ‘주차’와 ‘발렛’을 꼽을 것이다. 호텔 측도 공개는 안하겠지만 고객 불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차와 발렛일 거다.

 

​주차와 발렛 고객 불만 가장 많은 서울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을 많이 다니면서도 주차나 발렛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100% 차가 없는 사람일 거다.

어느 날 서울신라호텔에서 하는 행사를 초청 받은 사람이 가기 싫어하는 소리를 들었다. 행사에 초대도 받으면 서울신라호텔에서 맛있는 식사도 할 테고 좋을 텐데 왜 가기 싫어하실까 물어봤다. 돌아온 답변은 ‘주차’ 때문이라는 거다.

일반 고객이 서울신라호텔에 자가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은 신라면세점 밑에 있는 주차장 건물이 유일하다. 거기 주차장 시설의 열악함에 대한 논의를 차치하고서라도 거기서 주차를 하고 로비까지 올라가려면 한참 걸어야 한다. 양복이나 드레스를 입고 그 거리를 걷는다는 건 매우 큰 난제다. 날씨가 좋을 때는 큰 상관이 없을 수 있겠지만 비나 눈이라도 오고 덥거나 춥기라도 하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모른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신라면세점 방문 차량과 대형버스들이 함께 드나들때는 정말 답 안나온다.

​물론 셔틀버스도 다니고 서비스카 라고 승용차 서비스도 있다. 그러나 기다려야 하는 피곤함, 셔틀버스에 타더라도 약수역까지 한참 돌아서 로비에 들어간다. 서비스 카도 한대만 운영하고 있어 그걸 이용하려면 많게는 몇 십 분을 기다릴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발렛을 맡긴다. 서울신라호텔은 그런 수요가 있어 신용카드사들과 발렛 서비스 제휴를 많이 해 놨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다.

​발렛 평균 30분 대기 기본

​발렛을 맡기는 차량들은 많은데, 그 수요를 감당을 못할 때가 많다. 차를 찾을 때 평균 30분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길게는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고객의 30분은 소중한 시간이 아닌가. 왜 30분 이상을 차를 기다리는데 소요해야 하나.

​’발렛 서비스’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라고 보기 힘들다. 발렛 서비스를 아웃소싱을 주면서 서비스 질이 매우 떨어졌다.

​과거 현대백화점에서 발렛서비스를 하는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과거 서울신라호텔에서 일을 했었고, 거기에는 엄청 비싼 차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운전 트레이닝을 엄청 받았다는 말을 하셨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까? 바쁘면 일당주고 대리기사 하시는 분을 부르기도 하고 난리도 아니다. 발렛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다.(직원들 무시하는 거 아님)

얼마 전 한 스포츠카가 들어왔는데 그 차 문을 닫지를 못해 직원들이 모여 웅성웅성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과연 국내 최고의 호텔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어 코미디 같아 한참 보고 웃었다. 그래놓고는 발렛비는 국내 호텔 중 가장 비싸게 받는다. 서울신라호텔은 내년부터 발렛비를 인상해 기존 25,000원에서 33,000원으로 33%나 인상한다.

33%나 인상한 만큼 서비스 개선을 할까? 인력은 충원할까? 아닐 것이다. 국내 호텔 중 서울신라호텔의 발렛 매출은 국내 탑 중의 탑이다. 어떤 호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렛 매출이 월등히 높다.

​서울신라호텔 국내 호텔 발렛 매출 최고 중의 최고

“신용카드 제휴 된 거 있잖아 그거 쓰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 신용카드 발렛 제휴서비스는 신용카드사에서 그냥 막막 주는 줄 아나. 그것도 다 연회비에 포함되어 있고 발렛 서비스 이용하려고 신용카드를 얼마나 써야 하는데. 왜 그걸 공짜라고 생각하지?

또 서울신라호텔이 자의든 타의든 공략하는 게 주차장을 불편하게 해놓고 발렛을 반강제적으로 하게 하면서 발렛 매출을 올린다는 점이다. 나도 종종 목격하는데, 결혼식에 급하게 오느라 주차장에 주차할 시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발렛을 맡겼는데 발렛 제휴카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한다는 점이다. 그런 고객들은 결제를 하면서도 입이 쭉 나와 있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발렛 직원들의 만족감은 클까? 절대 아니다. 직원들 정말 힘들게 일 하신다. 발렛 주차장이 모두 호텔 입구 쪽에 있어 하루에도 얼마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시는지 모른다. 내가 봤을 때 서울신라호텔에서 일을 오래 하셨다가는 무릎 다 나가실 거 같다. 주차타워에 주차를 하고 계단으로 올라갔다가 키 반납하고 또 계단으로 내려가서 차 가지고 올라오는 일들을 매일 수십 번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렇게 고생해서 차를 가져다 줬는데 고객들은 차가 늦게 나온다고 불만이다. 이건 고객의 잘못도 아니고 직원들의 잘못도 아닌 ‘서울신라호텔의 지리적 약점’, 서울신라호텔의 설계적 잘못’이라고 본다.

롯데호텔서울이 여러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건 발렛 서비스이다.

많은 차량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카드 제휴를 엄격히 제한했다. 또 발렛 전용주차 공간이 바로 인근에 있어 차가 나오는데 5분도 안 걸린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발렛 주차장을 인근에 만들어놔서 결제하고 나면 5분 안에 차를 찾는다. 발렛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더 이상 차를 받지 않는다.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발렛 서비스를 이렇게 운영한다.

그런데 서울신라호텔에서는 왜 30분 동안 기다려야 하나. 더 웃긴 건 차량을 기다리는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전무하다는 점.

발렛 결제하는 곳은 모이나 매장이 있는 끝 쪽에 만들어 놓고는, 로비 소파가 있는 곳은 반대편 몰튼브라운 쪽이다. 그 소파에는 뷔페 입장 기다리는 사람, 빙수 먹으려는 사람 등 대기하는 사람들로 항상 시장 통이다.

이전엔 발렛 결제하는 곳에 의자를 놔뒀는데 언젠가 없앴다. 아마도 ‘디자인’면에서 럭셔리해 보이지 않는다고 윗분들이 판단했을 거 같다. 그래서 체크인 체크아웃 때 고객들이 몰릴 때는 차를 기다리는 투숙 고객을 3층 작은 연회장 쪽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고객의 불편보다 디자인을 더 중요시 여긴다. 너무 이상한 경영 방식.

멀쩡한 108계단을 없애 버려서 지하철에 내려서 도보로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낭만도 없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신라호텔을 가려면 셔틀버스를 꼭 타고 가야 한다. 걸어서 올라가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지름길로 가는 계단이 있긴 한데, 거의 직원들 통로이다.

역사성 있는 108계단을 없앤건 아마도 원활한 대형차 진출입을 위해서 일거다. 과거 대형 화물차가 호텔로 올라가려다 108계단에 걸려 사고가 난 걸 봤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또 신라면세점으로 가는 대형버스를 배려한 측면도 클 것이다. 지금의 편리함을 위해 문화유산을 그렇게 없애 버리다니.

나는 이런 문제를 서울신라호텔 측에 여러 번 건의한 적이 있다. 고객의 소리에도 올린 적이 있다. 그러나 바뀌는 건 없었다. 갈때마다 내 차에 더 신경 쓰는 거 같은 느낌은 들지만, 총체적으로 바뀐 건 없다.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서울신라호텔이 발렛이나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 발렛 직원들을 대폭 더 늘려야 한다. 차 나오는데 30분이 말이 되나. 2. 발렛 전용 주차 공간을 호텔 로비 주변에 만들어야 한다. 3. 10분 이상 차가 안나오면 발렛비를 안받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이 있어야할 것이다.

과거에 작은 주차 공간이 로비 옆에 있었는데 왜 그걸 없앴는지 모르겠다. 한옥호텔 만들고 면세점 옮긴다는 프로젝트가 서울신라호텔을 엉망으로 만든 거 같다.

인력 충원을 못한다면 발렛 매출을 포기해서라도 제휴 신용카드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본다. 모든 들어오는 차들을 다 받으니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게 딜레마인 게 그러면 자가 주차장을 대폭 늘려야 하는데 서울신라호텔은 지금도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마 발렛 제휴 카드를 줄이고 유료로 하거나 자가 주차 쪽으로 유도하면 고객들의 불만이 폭증할거다.

투숙하러 짐을 엄청 가져왔는데 그 짐을 가지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신라면세점 밑의 주차장 건물을 지을때 엘리베이터를 신라면세점 1층까지 가도록 했었어야 헀다. 그러면 고객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나마 평지를 걸어 다닐 수 있다.

발렛비를 낮추거나 발렛 고객 편의시설을 만들 필요도 있다. 차가 1시간 넘게 늦게 나와도 발렛비는 꼬박꼬박 받고 절대 발렛 매출은 포기 못하는 호텔. 디자인 때문에 대기하는 고객 편의시설도 못 만드는 호텔. 우연히 호텔들이 신용카드사로부터 발렛비 받는 금액을 본적이 있는데, 서울신라호텔이 제일 제 값을 받고 있었다. 서비스는 제일 엉망이면서 돈은 제일 많이 받고 있는 아이러니. 정말 답이 안 나온다.

​서울신라호텔은 발렛이나 주차에 획기적인 해결 방안이 없다면 고객의 불만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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