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43억 영업손실에도 명동월드점 사수
건물주 입장에서 보증금 낮추더라도 기존 사업자 나을수 있다 판단했을 수도
뷰티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이 서울 명동의 명동월드점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했다. 기존 계약보다 보증금을 낮춰 계약한 점이 특징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명동월드점이 위치한 곳은 20년 넘게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되고 있다. 임차료도 최고로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8월 명동월드점 건물 전체에 대한 전세금을 20억원에 계약 연장했다. 월세는 얼마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이로써 네이처리퍼블릭은 명동월드점을 계속 지키게 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09년 전세금 32억원에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에 명동월드점을 열었다. 이후 2012년 전세금을 50억원으로 올렸다. 해당 건물의 건물주는 1946년생인 주영규씨이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명동이 활기를 찾아 임차료도 오르고 공시지가도 오른 상황에서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왜 전세금을 낮춰 재계약을 했을까.
업계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지속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올해 들어서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비싼 임차료를 내며 명동월드점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컸다.
오히려 이곳에 K뷰티의 대표 플랫폼인 CJ올리브영 매장이 들어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시각들도 많았다. 올리브영은 최근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바로 옆 밀리오레에 대형 매장을 열었다.
2018년 2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2019년 1899억원, 2020년에는 13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심지어 올해 3분기까지 네이처리퍼블릭은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주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좀 낮추더라도 신규 사업자를 들이는 것 보다 기존 사업자가 더 나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고 네이처리퍼블릭도 부진한 실적에도 명동월드점만은 지키고 싶어 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임차료 관련한 것은 내부 사정이라 말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은 2004년부터 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으로 ㎡당 1억7540만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