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개편 못한 대한항공, 일등석 좌석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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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마일리지 개편안 폐지되자 일등석 마일리지 예약 막고 유상으로만 판매
마일리지 판매로 돈 벌고, 유효기간 10년 간 사용 기회 줄인다는 지적
대한항공 “기업의 자율적인 운영, 대부분의 항공사가 취하는 정책”

 

지난해 여론과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마일리지 개편안을 폐지했던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일등석(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아예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일리지 개편을 못하자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최고 등급 좌석을 막은 것이다.

일등석을 유상으로 구매할 경우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마일리지로 발권할 때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로 풀던 좌석을 유상으로 돌리면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10일 남다른디테일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뉴욕,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파리 등 8개 노선에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다.

비행기의 일등석은 ‘하늘위의 럭셔리’라고 불릴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꿈의 좌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편도 기준 뉴욕의 경우 인당 7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해 마일리지로 탑승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좌석이 몇 개 되지 않고 마일리지로 예약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좌석 등급이다.

인천-뉴욕의 경우 평수기 편도 기준 8만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다. 이코노미(일반석) 좌석은 3만5000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효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대한항공은 일등석을 운영하는 비행 편에 한해 최소 1좌석이라도 일등석 마일리지 좌석을 열어 놨다.

대한항공 일등석 코스모스위트2.0/사진=대한항공

그러나 언젠가부터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일등석 좌석은 ‘발권 불가’이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일등석 좌석을 예약할 수 없다는 후기가 여럿 올라왔다. 블로그 등 SNS에서도 언젠가부터 마일리지로 예약한 일등석 좌석 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후기가 올라온다면 361일 전 예약해 놓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남디는 마일리지 좌석이 풀리는 361일 전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 인천발 뉴욕행 대한항공 비행편의 마일리지 예약을 시도해 봤다. 9시가 되자마자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은 발권이 가능했으나 일등석은 ‘매진’이라고만 떴다. 며칠에 걸쳐 시도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대한항공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한항공 고객센터에서는 “일등석 경쟁이 가장 치열해 매진으로 보일 수 있으며 대기는 걸어 놓을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대한항공 홍보팀은 공식적으로 ‘마일리지 일등석 발권 불가’라고 밝히지 않았지만 “보너스(마일리지) 좌석 배정 관련 기업의 자율적인 운영은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가 취하는 공통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일등석 좌석을 막은 배경은 지난해 시행하려 했던 마일리지 개편안이 폐지된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

인천발 뉴욕행 대한항공 마일리지 좌석에 일등석은 361일 전 오전 9시에 바로 매진으로 보인다./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제도를 기존 국내선은 편도 5000마일, 국제선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시아, 북미·유럽·중동 등 네 지역으로 나눠 마일리지를 공제하던 것을 지난해 4월부터는 실제 운항 거리별로 10구간으로 나눠, 단거리는 마일리지 공제 폭을 줄이는 대신 장거리는 늘리는 개편안을 발표하고 시행하려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마일리지 공제 폭이 크다며 반대하고 심지어 ‘개악’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여기에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던 원희룡 장관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이는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장관은 “항공사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진 빚인데도 대한항공은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을 철회했다. 대신 대한항공이 선택한 것은 마일리지 발권 좌석을 줄이고 마일리지 발권 대기 고객 역시 상위 회원을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마일리지 공제 폭을 높이지 못한 대신, 마일리지로 발권할 수 있는 좌석을 줄인 것이다. 마일리지 좌석으로 열었던 것을 유상 고객으로 채우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신용카드 등을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으는 사람들 중에 일반석을 발권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으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일반석 위주로 마일리지 좌석을 열어 놓고 있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열심히 모은 사람들은 인생에 한번 일등석, 비즈니스석을 타려고 모은 것이지 이코노미 좌석을 타기 위해 마일리지를 모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종전 국토교통부와 ‘극성수기에도 보너스 좌석을 최소 5% 이상 배정’하기로 합의한 사항에 대해 극성수기 보너스 좌석을 협의된 수준 이상으로 배정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연간 배정률은 매년 15% 이상으로 최소 배정 기준인 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이 말한 배정률은 대부분 이코노미 좌석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당사의 보너스 좌석 배정 및 마일리지 사용 정책과 관련하여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를 기 심사했으나 무혐의로 결론 내린 바 있다”라며 “보너스 좌석 배정 관련 기업의 자율적인 운영은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가 취하는 공통적인 정책으로 해외 주요 항공사의 약관에도 명시되어 적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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