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 5년간 59% 하락,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벙으로 후유증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 법적 책임 없이 보수는 많이 받아
정재은 15억, 이명희 15억, 정용진 18억 보수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이 최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해 승진보다는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를 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라는 논평을 했다.

포럼은 1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에 대한 반론’이라는 논평을 냈다.

포럼은 “정 회장은 승진보다는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 및 기업밸류업 대책 내놓는 것이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정 회장이 등기이사 선임을 피함으로서 이마트 주주들이 부회장 시절의 경영성과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럼은 “신세계그룹은 인사와 관련 유통 시장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졌으며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는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부회장 재임 당시 정 회장의 경영성과는 저조하다”라고 평했다.

포럼에 따르면 지난 5년, 10년간 이마트 주가는 각각 59%, 70%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각각 23%, 37% 상승했다.

이마트의 시가총액 2조원 대비 금융부채가 14조원으로 과도하며, 미국 와이너리 등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병(M&A)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포럼은 진단했다.

차입금 축소 압박을 받는 신세계건설이 골프장 3곳이 포함된 레저부문을 182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포럼은 인수 주체가 이마트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라며 “최고 명문 트리니티클럽 매각이 아까운지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라고 비판했다.

포럼에 따르면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7배, 신세계건설은 0.21배, 신세계는 0.38배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매우 낮게 형성돼 있다.

포럼은 “전세계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는 유럽의 LVMH, 미국의 월마트 같이 장기 경영 성과, 주가가 우수한 편”이라며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투자 및 R&D에 집중하니 가능한 것이며 해외 패밀리 비즈니스는 대체로 지배주주가 책임 경영에 입각해 보수적으로 경영하니 재무건전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에서 보듯이 대부분 패밀리 비즈니스가 우수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마트는 과도한 빚이 주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럼은 “이마트가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내는 등 유통 본업이 경영 위기”라며 “더 시급한 것은 와이너리, 골프장, 야구단, 스타벅스코리아 등 본업과 무관한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들의 높은 보수도 꼬집었다. 최근 회계연도 보수지급 금액을 보면 정용진 부회장 18억원, 정재은 명예회장 15억원, 이명희 회장 15억원을 받았다.

포럼은 “정 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경영 위기가 초래된 것이 아닌가”라며 “정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이마트 거버넌스 기본을 정립해야 하며 주주, 경영진, 이사회와 얼라인먼트(Alignment) 만들고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서 책임경영을 실현하라. 아니면 키맨 리스크가 이마트 주주들을 계속 괴롭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단체로 2019년 설립됐다.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학계 인사 9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