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쥬 드 아난티’ 투숙기, ‘다름’과 ‘낯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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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호텔·리조트와는 다른 길, 압도적 시설과 완성도 높은 마케팅과 디자인
1박 80만원 달하는데도 서비스 아쉬움, 피트니스, TV 없는 호텔

 

남디는 지난 26일부터 27일, 1박을 부산 기장의 ‘빌라쥬 드 아난티’에서 보냈다. 아난티의 여러 프로퍼티들 중에서 이번에 처음 투숙했다.

국내 호텔·리조트 업계에서 아난티는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듯하다. 롯데호텔이나 신라호텔처럼 대기업 계열 호텔이 아닌데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잘 가져가고 있다.

아난티는 럭셔리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난티 회원권을 소유하는 걸 ‘부의 상징’ 혹은 ‘여유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리조트 회원권 시장에서도 아난티는 아주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듯하다. 지금껏 아난티 회원권 가격은 한 번도 내려간 적이 없다고 한다. 국내에서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회원권은 아난티가 유일하다.

또한 국내 호텔들이 ‘오너의 놀이터’라는 인식이 강한데, 아난티는 오너의 놀이터를 위해서만 사업을 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아난티는 압도적 시설, 감도 높고 완성도 있는 마케팅과 디자인 등에 많은 투자를 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4인 가족 투숙이 힘든 호텔의 단점과 고급감이 떨어지는 리조트의 단점 등을 잘 보완해 ‘아난티 웨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빌라쥬 드 아난티의 아난티 앳 부산 복층 계단./사진=남다른디테일

아난티, 국내 호텔·리조트 업계서 독특한 위치, 감도 높고 완성도 있는 디테일

 

지난 18일 부산 기장에 오픈한 ‘빌라쥬 드 아난티’는 아난티의 역대 플랫폼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아난티 측은 “탁 트인 바다와 숲으로 둘러싸인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흙 200만 톤을 쌓아 아난티 힐튼의 10층 높이(약 38.5m)로 대지를 올렸다”라고 말했다.

아난티가 부산 기장에 아난티 코브와 아난티 힐튼이 있음에도 인근에 대규모 시설을 또 지은 것은 아난티 코브와 아난티 힐튼의 엄청난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빌라쥬 드 아난티의 숙박 시설은 278객실의 펜트하우스(매너하우스, 클리퍼, 맨션)와 114객실의 아난티 호텔로 이뤄졌다. 여기에 수영장은 5개에 달하며 11개의 야외 광장을 갖췄다.

빌라쥬 드 아난티에는 회원과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가서 쇼핑과 식사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다수 갖췄다.

매주 금요일 야외 광광에서 음악 공연이 진행되고 ‘아난티 컬처클럽’에서 미술 전시도 열리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빌라쥬 드 아난티의 호텔(아난티 앳 부산) 객실은 114개이며 객실 크기는 오션뷰와 포레스트뷰로 구분 될 뿐 87제곱미터로 거의 동일하다.

1박에 80만원대의 아난티 앳 부산, 복층 구조의 객실

 

공식 홈페이지 기준 8월 성수기 요금으로 1박에 8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복층 구조의 아난티 앳 부산 객실은 1층에는 거실과 욕실, 화장실 등이 있으며 2층에는 침실과 책상이 있다. 총 4인까지 투숙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선호될 거 같다.

그러나 이 호텔은 1박에 80만원대에 판매 되고 있음에도 생수와 커피 캡슐 등을 추가로 요청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생수와 캡슐커피 등은 기본으로 4개까지 무료 제공한다. 추가로 먹으려면 커피 캡슐은 개당 2000원, 생수는 개당 1000원을 지급해야 한다.

칫솔과 면도기 등은 정부의 자원재활용법 시행을 앞두고 무료 제공을 하지 않는다. 실내 슬리퍼도 다회용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호텔들은 욕실과 화장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비상 상황 등을 고려해, 비상 전화기나 비상 버튼을 설치해 놓는다. 그러나 빌라쥬 드 아난티에서는 이런 게 갖춰져 있지 않았다.

객실에서 전화기가 있는 곳은 2층의 침대 옆 전화기 1대가 유일하다. 욕실에서 호텔 프론트에 전화를 하려고 하면 2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빌라쥬 드 아난티의 다회용 슬리퍼와 유료로 판매되는 어메니티./사진=남다른디테일

피트니스, TV 없어…생수, 커피 캡슐 추가 요금

 

무엇보다 이 호텔의 특이점은 피트니스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수영장은 갖추고 있는데 피트니스 시설이 없다. 또 이 호텔에 없는 건 텔레비전이다. 전 세계 많은 호텔들을 다녔지만 텔레비전이 객실에 없는 호텔은 여기가 처음이다.

텔레비전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질의를 하니 아난티 측은 “요즘 고객들이 텔레비전을 많이 보지 않고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뜻”이라며 “대신 객실에 태블릿PC와 스피커를 설치해 놨다”라고 말했다.

피트니스 시설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피트니스 시설은 거의 비즈니스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빌라쥬 드 아난티에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거의 이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객실에서 몇 시간 지내는 동안 복층 구조의 객실이 얼마나 불편한 게 많은지 절감했다. 2층에 휴대폰을 놔두고 오면 가지러 또 올라가야 했다. 매일 수십 개의 객실을 청소해야 하는 하우스키핑 직원들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리가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고 투숙한다면 꼭 저층의 장애인 객실을 예약하기를 추천한다.

1박에 80만원 이상 지불하고 호텔을 예약했는데, 생수 추가도 유료이고 피트니스 시설, 텔레비전도 없다면 납득할 만한 고객들 얼마나 될까.

객실의 전원 버튼도 조금만 힘을 줘도 떨어졌다. 어딘가 부실함이 느껴지는 호텔이다.

또 이 호텔은 오후 2시와 4시에 체크인을 나눠서 하며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12시에 한다. 10시 30분 쯤 프론트에 전화를 해서 1시간 정도 레이트 체크아웃을 요청하니 1시간에 3만원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텔들은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면 객실로 전화를 주거나 벨을 눌러 체크아웃 시간을 고객에게 알려준다. 그러나 투숙하는 동안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도 전화가 없었던 걸로 봐서 시간이 오버 되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인 듯 했다.

오션뷰의 객실은 바다가 보이기는 하지만 바로 앞에 도로가 있어 밤에 차량 소음도 있었고 층간 소음도 있었다.

물론 아난티는 환경을 위해 호텔 어메니티를 개발하는 캐비네드아난티라는 회사를 만들어 친환경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아난티는 매년 60만 개 이상 사용되는 어메니티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 3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2019년 고체형 어메니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국내 업계 최초로 친환경 용기로 만든 생수를 전 객실에 비치했다.

그럼에도 1박에 80만원 이상 하는 호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인지는 의문이다.

이건 옳다 그르다의 차이가 아닌, 맞다 맞지 않다의 ‘다름’과 ‘낯섦’의 차이로 생각해 봐야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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