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병역 의무 해제, 특별귀화 등으로 한국 국적 취득 가능성
재계 6위 기업 오너 한국어 몰라, 과거 일본기업 논란처럼 국민 반감도 클 듯
롯데그룹 3세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한국에서의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그의 병역과 국적 문제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일본기업 논란처럼 국민들의 반감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 국적인 신 상무는 아버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병역 의무 해제 연령(38세) 이후에 특별귀화 등의 방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점은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1월 상반기 VCM에 첫 참석 이후 두 번째이다.
이에 앞서 신 상무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일본 롯데파이낸셜은 한국 롯데캐피탈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한 신 상무는 지난해 8월 롯데파이낸셜의 최대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대표이사도 맡았다. LSI는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상무 2인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경영을 시작한 신 상무는 머지않아 한국 롯데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롯데의 3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롯데가 해결해야 할 점은 신 상무의 국적과 병역 문제이다. 과거 형제의 난을 겪었던 롯데는 일본기업 논란으로 국민들의 큰 반감을 사기도 했다. 거기다 병역 기피 문제는 정재계 인사들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롯데가 이런 민감한 이슈를 무시하고 신 상무를 경영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신 상무는 특별귀화 등의 방법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한국 국적과 병역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서적으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일본에서 교육받고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MBA를 수료하고 노무라증권 등에서 근무하는 등 부친인 신동빈 회장과 유사한 절차를 밟았다.
국적 역시 부친과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 역시 199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며 한국에서 본격 경영 활동과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나라는 38세 부터 병역 의무가 해제된다. 신 상무의 나이 38세가 되는 시점은 2024년이다.
또한 국적법 제7조 특별귀화 요건에는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사람’은 귀화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거기에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 ‘과학·경제·문화·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 등도 특별귀화에 해당된다.
즉 신 상무는 내년 이후 특별귀화 등의 방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병역 의무도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에서 줄곧 성장해 한국말과 문화도 모르는 신 상무가 재계 서열 6위의 롯데그룹을 이끌었을 때 국민들이 느낄 반감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에서 일본기업 논란으로 불매 운동이 있었을 때, 국민들이 가장 놀라웠던 건 오너의 국적보다는 일본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그들의 목소리였다”라며 “국민들은 법과 행정상의 문제보다 정서적인 것을 더 많이 볼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에 대한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