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호텔 까다로운 납품 기준 보다 계열사 밀어주기
국내 5성급 호텔 일부에서 계열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침대 매트리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5성급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는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경쟁력이 입증된 일부 브랜드가 아니면 납품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호텔에는 이런 침대 매트리스가 아닌 자체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과 비스타 워커힐 서울 일부 스위트룸에는 SK매직의 침대 매트리스가 들어갔다.
당초 이 호텔은 시몬스침대를 사용해 왔으나 얼마 전부터 일부 객실에는 SK매직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은 SK네트웍스의 호텔 사업부이다. 또 SK매직의 지분 100%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다. SK매직은 매트리스 렌탈 사업도 하고 있으며 ‘워커힐 프레지덴셜 스위트 매트리스’ 등 워커힐 매트리스 브랜드도 있다. 월 렌탈료는 최고 7만4900원.
결국 워커힐호텔은 SK매직의 매트리스 사업을 밀어주기 위해 일부 객실에 이 회사 매트리스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워커힐 호텔 전 객실에 SK매직 매트리스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SK매직 관계자는 “현재는 워커힐호텔 일부 스위트룸에 자사 매트리스가 들어간 상태며 향후 교체 수요가 있다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SK매직 측에서 의뢰가 있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대전에 있는 신세계 계열의 호텔 오노마에도 까사미아의 매트리스가 전 객실에 들어갔다. 까사미아는 수년 전 라돈 침대 논란이 있었을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다.
신세계 계열의 웨스틴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부산호텔 등에도 까사미아 가구가 납품됐다.
호텔에서 매트리스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고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침대이며 고객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호텔에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 그래서 5성급 호텔들이 매트리스를 선정하는 기준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구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국내 5성급 호텔에 매트리스를 납품하려고 한 적이 있는데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성사되지 못한 적이 있다”라며 “계열사라는 이유로 이렇게 쉽게 5성급 호텔에 납품된다는 게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대표적인 호텔인 워커힐호텔, 거기다 스위트룸에 렌탈 매트리스가 들어갔다는 말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호캉스를 즐기는 한 고객도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특급호텔에 가서 호캉스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숙면 때문인데, 이런 식으로 소비자의 눈높이는 생각하지 않고 집안 챙겨 주기에 급급한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내 5성급 호텔에 납품되는 매트리스의 약 90%는 시몬스침대가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