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픈한지 얼마나 됐다고…한화의 벤슨 매장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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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전 인플루언서나 업계 관계자들 불러 행사 크게 하던 것과 비교해 고객 많지 않아
2층 ‘coming soon’이라는 안내만 되어 있고 개점휴업, 지하 1층도 운영 제대로 안 돼
유동인구 낮은 지역, 높은 가격,  미국 브랜드 유사성 등 흥행 실패 요인으로 여겨져
한국의 신규 브랜드라는 점 대신 미국 오래된 브랜드 따라한 흔적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지난달 23일 압구정로데오에 신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열었는데, 오픈한 지 1개월도 안 된 상황에서 인기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벤슨 론칭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일반인 대상 시식회 및 인플루언서들을 대거 초청해 브랜드의 붐업을 위해 노력했다. F&B(식음) 관계자나 인플루언서들 중에 초청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1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벤슨의 관심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다른디테일은 최근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벤슨 플래그십 매장을 여러 번 방문했다. 그러나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빈 좌석들만 많았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이 매장 좌석수가 총 142개라고 밝혔지만, 매장 내에는 20~30명 정도 보일 뿐이었다.

2층의 테이스팅 라운지와 제조 설비를 직접 볼 수 있는 지하 1층 공간도 ‘coming soon’이라는 안내만 되어 있고 개점휴업 상태다.

그나마 가장 고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무료 시식 코너인 ‘스쿱샵’이었다.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테스팅 한 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벤슨 매장 2층. 고객들이 거의 없다./사진=남다른디테일

오픈에 앞서 진행한 초청 행사 때의 번잡함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픈에 앞서 진행한 초청 행사에서 인플루언서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은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제공 받았으니 맛있다고 호의적인 평을 했을 수 있다. 심지어 금전적인 거래가 오고 가면서 긍정적인 게시물이나 영상들이 올라왔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순수하게 자비로 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평이 더욱 정확할 수 있다.

벤슨 아이스크림을 경험한 한 고객은 “SNS에 올라와서 압구정로데오에 간 김에 구매해서 먹어봤는데, 가격이 비싼 편이고 배스킨라빈스의 맛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배스킨라빈스 파인트(320g)는 9800원이지만 벤슨은 파인트(무게 미공개)는 1만5300으로 책정했다. 배스킨라빈스 대비 벤슨이 70%가량 비싸다. 또 배스킨라빈스의 싱글 레귤러 가격이 3900원인데 벤슨 싱글컵은 5300원으로 36% 비싸다.

벤슨의 흥행 실패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먼저 벤슨이 있는 지역은 압구정로데오 중에서도 과거부터 유동인구가 상당히 떨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 주변에는 아베다, 바나나리퍼블릭 등 유명 브랜드들이 매장을 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문을 닫았다. 지하철역이 생겨 과거보다는 유동인구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 대비 유동인구가 떨어지는 곳이다.

이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업게 관계자는 “벤슨이 있는 위치는 과거부터 워킹 게스트가 별로 없는 곳이며 이상하게 사람들이 잘 안 다닌다”라며 “한화갤러리아가 여기에 건물을 샀다는 말을 듣고 좀 이해가 안 됐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말했듯 벤슨은 아무리 품질이 좋다 하더라도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게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아이스크림을 선호하지 않으며 이는 과거 로드샵 매장을 냈던 국내외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대부분 철수한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을 꼽자면 국내 신생 브랜드인데도 미국의 오래된 아이스크림 브랜드 같은 콘셉트를 잡았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은 오랜 역사가 매장 내에서 스스로 발산해 깊이를 더하는데 벤슨은 마치 수입 브랜드 같은, 오래된 브랜드 같은 이미지를 매장 곳곳에 넣었다. 한마디로 브랜드의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점. 남디는 벤슨의 디자인이 미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반리우웬(Van Leeuwen)’을 카피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무엇보다 대다수 고객은 ‘벤슨’에 관심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브랜드가 한국 브랜드인지, 미국 브랜드인지, 한화에서 론칭한 브랜드인지 등 관심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F&B 분야 만큼은 워낙 감각 있고 끼 있는 젊은 세대들이 많고 고객들을 줄 세우는 곳들도 대부분 그런 곳”이라며 “이제는 대기업이 신규 F&B 브랜드를 론칭하면 다 망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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