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2억4530만 달러 모금
한화, 현대차, 쿠팡 등 100만 달러 기부
미국인 김범석, 환노위 증인 채택에도 트럼프 취임식 참석 이유로 불출석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과 쿠팡 김범석(미국명 범 킴) 의장 등이 참석했는데, 이들이 취임식에 앞서 각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밴스 취임 위원회는 이날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약 2억4530만 달러를 모금하고, 6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기부금을 환급했다고 보고했다.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 준비 위원회를 통해 국내 인사와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있고, FEC가 취임식 이후 90일 이내에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하게 돼 있다. 모인 기부금은 트럼프 임기 이후 도서관·박물관 건립 같은 기념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FEC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선인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2억390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엔비디아, 구글, 메타 등을 비롯해 퍼플렉시티 AI, 마이크론, 퀄컴 등도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화그룹이 버지니아의 한화 디펜스USA와 캘리포니아의 큐셀 아메리카를 통해 각각 50만 달러씩을 기부했다. 외국 기업은 취임식 준비 위원회에 직접 기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지 법인을 통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고, 취임식 전날 VIP를 대상으로 한 ‘캔들 라이트’ 만찬에도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캔들라이트 만찬에 참석해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기도 했다.
또 쿠팡의 모기업인 미국의 ‘쿠팡 INC’도 지난해 12월 16일 100만 달러를 냈다. 한국 쿠팡은 미국 모회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도 미국인이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주최한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바 있다.
현대차는 북미 법인인 ‘현대 모터 아메리카’를 통해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삼성전자도 워싱턴 DC에 본부가 있는 미국 법인을 통해 31만5000달러를 냈다.
한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트럼프 취임식과 캔들 라이트 만찬에도 참석했으나, 기부자 명단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