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첫 매장 열고 1년도 안돼 운영 종료
미쉐린 3스타 안성재 셰프 등 참여에도 고객들 큰 반응 없었던 것으로 파악
대기업 신규 브랜드 1년도 안돼 철수 매우 이례적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신규 론칭했던 외식 브랜드를 1년 만에 철수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은 미쉐린 스타 셰프들과 의욕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론칭했으나 1년도 되지 않아 철수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자본력이 있어 매출이 부진해도 어느 정도 견디는 편인데, 1년도 되지 않아 철수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매장을 열었던 ‘핸디드 레시피 서울’이 철수했다.
핸디드 레시피 서울은 CJ제일제당 내의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 부서에서 만든 신규 브랜드이다. CJ제일제당의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에서는 덕후선생, 쥬에, 소설한남, 몽중헌 등의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상표권까지 등록할 정도로 이 브랜드를 키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핸디드 레시피 서울은 단순 외식 브랜드가 아닌 고급 가정간편식을 지향하는 델리샵에 가까웠다.
CJ제일제당은 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미쉐린 가이드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안성재 셰프(모수서울)를 비롯해 신창호 셰프, 김진혁 셰프, 이충후 셰프, 엄태철 셰프 등과 협업했다.
그러나 핸디드 레시피 서울은 론칭 1년도 되지 않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철수했다. 향후 다른 곳에 매장을 낼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핸디드 레시피 서울 철수 배경은 CJ제일제당과 모수서울의 안성재 셰프와의 결별, 오랜 기간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를 맡아왔던 이재현 CJ그룹 처남인 김흥기 부사장이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핸디드 레시피 서울의 실적이 부진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간 핸디드 레시피 서울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했다. CJ제일제당 내에서 조차 해당 브랜드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각종 SNS를 살펴봐도 핸디드 레시피 서울의 제대로 된 고객 후기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핸디드 레시피 서울의 고객 후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대기업에서 론칭한 신규 브랜드가 이렇게 빨리 철수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적자가 나고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여론 등을 의식해 어느 정도 견디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들은 자본력도 있고 언론에서도 많이들 지켜보고 있어 브랜드 론칭과 철수를 쉽게 하지 않는 편”이라며 “CJ제일제당에서 1년도 안 돼 신규 브랜드를 접었다는 건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CJ제일제당에서 핸디드 레시피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는 것도 처음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테스트베드 차원에서 핸디드 레시피 서울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열었으며 올 상반기에 운영을 종료했다”라며 “다른 곳에 매장을 오픈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