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회장, 총괄회장 역할, “건강 이상 없어”
‘1등 기업’으로 퀀텀 점프하기 위한 인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조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중 약 40%를 교체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신상필벌 혹은 성과능력주의 인사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룹 오너진 정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그룹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1년 이마트 법인 설립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의 승진 인사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고 신세계그룹 측은 전했다. 정용진 회장 승진 배경에 이명희 회장의 건강 이상설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성장세 뿐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의 공세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 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빠르게 바뀌는 유통 트렌드 속에서 더욱 까다로워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박자 빠르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신세계그룹 앞에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용진 회장 승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고 전했다.
이번 회장 승진에 앞서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본연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기민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는 국내 유통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공해 왔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