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인식 개선 취지와 다른 행사로 논란
명품 브랜드 등에 협찬 받아 하루에 10억 모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국내 패션 잡지 W코리아의 자선 행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취지와 달리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술을 마시며 노는 모습만이 강조됐다는 이유에서다.
W코리아는 해외 라이선스 잡지이며 국내에는 두산 매거진이 발행하고 있다. 두산 매거진은 W코리아 이외에 보그, GQ, 얼루어, 패스트페이퍼(디지털) 등의 잡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W코리아는 지난 15일 행사 하루 동안 약 10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두산 매거진이 과거 20년간 낸 기부금은 11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서 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W코리아는 지난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인 ‘러브 유어 더블유’를 개최했다.
‘러브 유어 더블유’는 여성의 유방암 인식 향상과 조기 검진 중요성을 알리겠다며 2006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 20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RM·뷔·제이홉, 에스파 카리나·윈터·지젤·닝닝, 아이브 장원영·안유진·레이, 올데이프로젝트, 배우 임수정, 고현정, 공명, 이영애 등 유명 연예인이 총출동했다.

이후 W 코리아 소셜미디어(SNS)에는 현장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연예인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따라부르며 몸을 흔드는 등 흥에 취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추가로 연예인의 축하 공연, SNS 유명 챌린지를 따라 하는 영상 등은 볼 수 있었지만, 이들이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게시물은 없었다. 유방암 캠페인의 상징인 핑크리본을 착용한 연예인들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연말 시상식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출연진들이 식음료를 즐기며 친목을 즐기는 영상에 네티즌들은 “행사가 실질적으로 유방암 인식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암 환자들은 마시지도 않는 샴페인을 들고 즐기는 모습이 충격적이다”, “친목 모임에 유방암을 이용하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환자 조롱이다”라는 날 선 목소리도 있었다.
유방암에는 술이 치명적인데 샴페인 협찬사가 붙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다수 올라온 것도 논란이다. 이번 행사에는 모엣샹동이 샴페인 협찬을 했다.
초대 가수 중 한 명인 박재범은 축하 무대로 본인 대표곡인 ‘몸매’를 선보였는데, 이 또한 부적절한 선곡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곡에는 “보고 싶어 너의 몸매”,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여성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재범은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년간 이어진 자선 행사임에도 기부 규모가 미미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W코리아에 따르면 해당 캠페인은 갈라 디너와 파티를 열어 수익금 일부로 한국유방건강재단 활동을 후원한다. 여성과 저소득층의 검진 및 치료비를 지원하는데, 그동안 누적 기부금은 11억원이며, 약 500명의 독자에게 여성 특화 검진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W코리아는 이날 하루 10억원 가까이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추정됐다. W코리아는 자선을 명분으로 스타들을 무료로 불렀다. 대신 브랜드에서는 돈을 받았는데 패션 브랜드의 경우는 3000만원대, 주얼리는 500원대의 돈을 기부금 명목으로 받았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참여 브랜드는 샤넬, 루이비통, 톰브라운, 생로랑 등 패션브랜드 뿐 아니라 다이슨, 모엣샹동, 퍼퓨머H 등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패치는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인물은 W코리아의 이혜주 부사장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이와 관련 두산 매거진이나 W코리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