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과 사대부집 곳간 이달 29일 여의도서 철수
한경협 전용 라운지로 운영될 예정
매년 흑자내는 업장 내보내는 것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류진 회장의 고급 취향 공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도 있어
서울 여의도 FKI빌딩에 위치한 ‘세상의 모든 아침’은 10여 년간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맛집이자 데이트 장소로 꼽혀왔다.
50층 최고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그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특히 이런 멋진 뷰를 가진 곳인데도 불구하고 음식 가격은 평균 2만 원대로 책정돼 있어 이곳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가성비 맛집’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은 결혼식 명소로도 유명한데, 서울의 멋진 뷰를 바라보며 화려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곳은 특급호텔을 제외하고는 이곳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러나 6월을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아침 여의도점은 문을 닫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약 600평에 달하는 이 공간을 자신들의 전용 라운지로 쓴다는 이유에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세상의 모든 아침과 사대부집 곳간은 이달 29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건물주인 한경협과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해당 업장들은 한경협이 있는 FKI빌딩 50층에서 약 10년간 영업을 해왔다. 요즘 같은 불경기 속에서도 꾸준히 고객들이 찾아오고 연간 수십억 원의 흑자도 내는 곳이다.
세상의 모든 아침과 사대부집 곳간은 10여 년간 한 곳에서 영업하며 인지도도 쌓여 두터운 단골들도 형성돼 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곳을 왜 한경협은 내보내는 것일까.

해당 업장들은 외식 브랜드 전문가로 알려진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런칭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건축가 최시영이 디자인을 맡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공간을 꾸미는 데만 6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초록뱀미디어가 해당 업장을 인수했고, 또다시 큐캐피탈이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하면서 현재 소유주는 큐캐피탈이다.
세상의 모든 아침과 사대부집 곳간 측은 이곳에서 지속 영업을 원해 한경협 측에 임대료 인상 등 여러 조건을 제시했다. 건물주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의향이 있었다.
그러나 한경협 측은 계약 연장을 거절해 결국 이달 29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외식업계에서는 이런 불경기에 장사가 잘되는 곳을 내보내는 한경협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 브랜드 하나 키우기 힘든 세상에 장사가 안되는 곳도 아닌 성공적으로 10년 넘게 운영해 온 곳을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 종료라는 이유로 내보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해당 업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도 실업자가 되거나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할 상황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곳을 이용했던 수 많은 고객들과 결혼식을 올렸던 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장사가 안되는 곳도 아니고 임대료를 올려준다고 해도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신들의 전용 라운지로 사용하기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한경협에 600평이나 되는 전용 라운지가 무슨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한경협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고 전용 라운지로 꾸미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류 회장 가족은 미국 뉴욕에 초호화주택을 매입하는 등 취향이 상당히 고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향후 류 회장의 딸이 한경협 라운지를 운영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경협 관계자는 “계약 만료로 해당 업장들이 철수하는 것이며 회장의 딸이 라운지를 운영할 것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 얘기이며 회장의 딸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