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통 채널
K뷰티 성장에 큰 역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느냐, 국내 브랜드에 머물 것이냐 기로

남다른디테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말과 연초 기획 시리즈로 ‘남디’s PICK 2024’를 진행합니다. 그해에 주목받았거나 앞으로 주목해야할 브랜드, 기업, 행사 등을 중심으로 집중 소개할 예정입니다. 선정 방식과 기준 등은 미슐랭과 비슷하게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별도의 통보나 별도의 행사도 없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남다른 시선으로, 남다르게 성장해 온 브랜드와 기업 등을 발굴해 진정성 있게 소개함으로서 한국의 문화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남다른디테일은 ‘남디’s PICK 2024’ 리테일(유통) 분야로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을 선정했다. 올해 가장 주목해야할 리테일러로 올리브영을 선정하는데 큰 고민은 없었다. 코로나가 끝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유통 채널이 올리브영이다.

국내 유통 채널들이 내수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힘’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CJ그룹에서 올리브영은 처치 곤란 계열사로 통하기도 했다. 한때 CJ그룹에서는 매각을 검토했을 정도다.

올해 초까지 올리브영의 2대 주주가 사모펀드인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글랜우드PE)인 점도 그런 이유다. 2021년 당시 올리브영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CJ그룹 오너들은 사모펀드에 지분을 일부 넘겨 현금화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리브영 매장이 1300개가 넘지만, 이중 자사 건물이 거의 없다는 점도 초반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했음을 짐작케 한다. 올리브영 초반에 가맹사업을 전개했던 것도 지금의 올리브영이 될지 몰랐던 탓이 크다. 지금은 플래그십이 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도 당시 대규모 매장을 계약하기 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그룹 내에서도 올리브영이 이처럼 성장할지 반신반의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로 올리브영은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25년 동안 올리브영은 독과점 논란, 국내외 헬스앤뷰티 스토어들의 도전에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심지어 세포라, 왓슨스, 부츠 등 글로벌 헬스앤뷰티 스토어들이 한국에 진출했음에도 모두 철수했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도 뷰티 분야에서 만큼은 올리브영 앞에 모두 손을 들었다.

K뷰티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올리브영이 성장하게 된 것인지, 올리브영이 있었기 때문에 K뷰티가 성장한 것인지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올리브영은 국내를 대표하는 K뷰티 채널인 점은 분명하다.

올리브영은 지난 11월, 서울 성수동에 5층 규모의 국내 최대 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를 열었다. 총 5개층, 면적 약 1400평(4628㎡)으로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올리브영은 올리브영N 성수에서 올리브영의 미래와 새로움 등을 실험할 예정이다. 뷰티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도로서의 도약도 준비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올리브영은 글로벌로의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과거 중국 등 해외에 나갔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 해외 진출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올해 5월 일본법인을 만든 것도 그렇고 교민들이 많이 사는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여겨진다.

동시에 올리브영의 한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많이 찾는다고 해외에서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에 방문했기 때문에 올리브영을 간 것일 뿐 굳이 자국에 가서까지 올리브영을 찾을 이유는 없을 수 있다. 올리브영의 사업 모델이 한국에서 자생한 것이 아닌 부츠나 왓슨스 등 해외의 드럭스토어를 벤치마킹한 점도 한계로 여겨진다.

올리브영은 지금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느냐, 국내 브랜드에 머물 것이냐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