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말까지 한남동에서 영업, 안성재 셰프 다른 투자자 물색 중
이재현 회장 처남 김흥기 부사장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
그룹 실적 악화 영향 무관치 않다는 해석
CJ제일제당이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모수 서울(이하 모수)’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이 레스토랑 오너 셰프인 안성재 셰프는 현재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이 모수에서 손을 떼기로 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CJ그룹 전반의 실적 악화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남다른디테일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서울 한남동에 있는 모수 레스토랑은 내년 1월말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기로 했다. 현재 안성재 셰프는 다른 투자자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수 관계자는 “1월말까지 한남동에서 운영을 하고 그 이후에는 장소를 옮겨서 영업을 할 예정인데 아직 정확한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모수는 그동안 CJ제일제당이 후원해 왔다. CJ제일제당 내에는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라는 부서가 있는데, 거기에서는 모수, 쥬에, 소설한남, 몽중헌, 덕후선생 등이 있다.
특히 이 파인 다이닝 비즈니스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처남인 김흥기 부사장이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과거 서울 청담동에서 타니(TANI)라는 퓨전 일식당을 운영하는 등 외식업을 꾸준히 해왔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모수는 미국 이민자인 안 셰프가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론칭했던 브랜드이다. 안 셰프는 모수를 론칭한지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에 이름을 올리며 이슈가 됐다.
이후 이를 눈여겨 본 CJ제일제당이 안 셰프를 영입해 모수를 한국으로 가져왔고 2019년 한남동에 둥지를 튼 것. CJ제일제당이 후원한 이후 모수는 미쉐린 1스타에서 2스타로 성장했고 급기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서는 3스타에 처음으로 선정됐다.
모수는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이후, 코로나 시국에도 예약이 어려운 곳 중 하나였다. 그런 모수와 CJ제일제당이 결별을 하게 된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CJ그룹 전반의 경영 위기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3분기 매출은 4조6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753억원으로 같은 기간 28.8%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CJ ENM 등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프리미엄 한식 세계화’를 내세우며 모수를 어렵게 한국으로 들여와서 키웠는데, 그룹 상황이 얼마나 어려졌으면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까지 포기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안성재 셰프와 계약이 종료되면서 내년 1월까지 모수를 운영하는 것이 맞다”라며 “양측이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달라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으며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재능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셰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도록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한국 식문화 세계화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모수가 1월말에 문을 닫으면서 서울에서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중에 영업을 하는 곳은 한 곳도 없게 된다. 광주요그룹에서 운영하던 가온 역시 현재 문을 닫은 상태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는 내년 1월 부산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