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뷰티, 패션 브랜드 위주에서 대기업들도 불법 포스터 광고
지자체 수사권 없어 단속 애로
옥외광고물법 위반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될 수 있어

레트로 트렌드 확산으로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한남동과 성수동 중심으로 종이로 된 포스터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인터넷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광고 역시 온라인이 대세였으나, 최근 레트로 열풍을 타고 오프라인의 포스터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몇몇 소규모 패션, 뷰티 브랜드들에서 포스터 광고를 했으나 지금은 대기업 브랜드들도 이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에 무분별하게 포스터 광고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에서 17일까지 현대카드는 한남동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일대에서 다빈치모텔이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카드는 다빈치모텔을 준비하면서 행사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한남동 일대에 엄청난 옥외 광고물들을 설치했다.

이중 합법적으로 부착한 곳도 있지만 불법 부착물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구청 광고물관리팀 관계자는 “최근 현대카드가 이태원에서 행사를 했는데, 공공근로자들과 불법 부착물을 수거하느라 엄청 고생했다”라며 “불법 광고물을 보면 사진을 찍어서 부착물 행위자에게 연락을 해서 벌금 처벌을 내리는 경우는 있는데 극히 일부이며 수사권이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라고 전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만약 현대카드 주최 행사 광고물이어도, 처벌은 현대카드가 받는 것이 아닌 그 광고물을 붙인 ‘행위자’가 받는다고 한다.

현대카드는 주로 광고물 부착 회사에 외주를 주기 때문에 불법에 대한 책임 역시 그 회사가 책임지게 되어 있다.

지자체가 벌금 처벌을 내리려면 해당 광고물을 부착한 회사 관계자를 소환해야 하나, 강제성이 없어 이에 응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불법 광고물들이 부착되고 지자체는 또 이를 떼어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거리에 무분별하게 부착된 포스터 광고는 옥외광고물법, 경범죄처벌법 등의 위반이 될 수 있다.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입간판, 현수막, 전단 등을 불법으로 표시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현대카드 관계자는 남다른디테일과의 전화통화에서 “다빈치모텔 기간에 불법 광고물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자세한 건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후에 남다른디테일에 회신이 없었다.

이외에도 최근 LF는 2023 헤지스 디자인 공모전 참여작 투표 이벤트를 알리는 불법 광고물을 버스 정류소 등에 부착하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 미샤, 스포츠 브랜드 엄브로도 포스터 광고 마케팅을 한남동 일대에서 하기도 했다.

과거 CJ제일제당, 코오롱FnC 등도 패션, 뷰티, 식음기업들에서 이런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브랜드 광고 뿐 아니라 팝업스토어, 뮤지컬 등도 포스터 광고를 흔히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한국에 진출한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도 대대적인 포스터 광고를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동과 성수동 등 소위 핫플레이스 동네에 워낙 이런 광고물들이 많으니 이를 불법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