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발 빠르게 글로벌 리밸런싱, 채널 변화에도 발 빠른 움직임
LG생건 뷰티 사업 적자전환, 시장 대응 능력 느리고 신규 브랜드도 거의 없어
LG생건 부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때 국내 뷰티 대기업의 양대 산맥이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뚜렷하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발 빠르게 선진 시장으로 발을 돌렸고 채널 변화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이 나간 이후 신규 시장 및 채널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지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규 브랜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1조950억 원의 매출(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과 지난해보다 555.5% 증가한 80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주요 브랜드 및 핵심 제품의 국내외 시장 성과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및 데일리뷰티 사업의 고른 성과, 서구권에서 지속해서 이어온 고성장, 중화권의 사업 거래 구조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매출이 11.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배(1673%) 이상 늘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오설록 등 주요 자회사도 브랜드 가치 강화를 통해 아모레퍼시픽 그룹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했다고 아모레퍼시픽 그룹 측은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영업이익은 164% 증가했다. 럭셔리 부문에서는 ‘설화수 윤조에센스’, ‘프리메라 비타티놀 세럼&마스크’, ‘아이오페 레티놀’ 등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강화 및 시장 대응력 제고 노력이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4%, 영업이익은 611% 증가했다. 미주 시장에서는 에스트라, 한율 등 신규 브랜드 론칭과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 핵심 제품의 지속적인 고성장을 바탕으로 매출이 10% 늘었다.

EMEA(유럽 및 중동) 시장에서는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체 시장에서 라네즈, 이니스프리 브랜드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매출이 18% 성장했다. 중화권 시장도 사업 거래 구조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도 라네즈, 에스트라 등 대표 브랜드가 성장하며 매출이 9%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지속해서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해외 시장에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하며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31일 2025년 2분기(이하 연결기준) 매출 1조6049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65.4% 감소했다.

특히 뷰티 사업은 163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6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면세, 방판 등 전통 채널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사업부 적자 전환으로 인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 오는 3분기에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면세는 가격 통제력 강화를 위해 물량 배정을 더욱 축소할 예정이며, 중국 현지도 채널 재정비에 따라 흑자 전환 시기는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뷰티 신흥 기업인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 등과 비교해 매출과 시가총액 등 여러 면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