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패밀리 보기 위해 에버랜드 연일 오픈런, 삼성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
벨루가 가져온 롯데, 3마리중 2마리 폐사, 방류하겠다는 약속 4년이 지난 지금도 안 지켜
동물 한 마리 키우는 것만 봐도 기업 문화 엿 볼 수 있어
최근 용인 에버랜드(법인명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는 엄청난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 동물들을 보기 위해 에버랜드 앞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언론과 SNS 등에서는 최근에서야 크게 이슈가 됐지만 아마도 이들의 인기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을 거다. 바로 푸바오를 필두로 한 바오패밀리들의 얘기다.
곧 푸바오가 중국으로 간다는 소식에 푸바오를 보기 위해 엄청난 사람들이 새벽부터 에버랜드로 몰렸다. 각종 SNS에는 푸바오를 보기 위해 입장하는 오픈런,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는 모습 등 다양한 영상과 사진들이 쏟아졌다. 푸바오 이외에도 아이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등 바오패밀리들은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지만, 바오패밀리들의 귀여움 뿐 아니라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사육사들(별명 할부지)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특히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그 귀여운 바오패밀리들을 접하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바오패밀리들이 인기를 끌면서 신라면세점 등 삼성 계열사들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펼치면서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잘 키운 판다로 인해 삼성에게는 매출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에도 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에버랜드와 경쟁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월드는 2014년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함께 아쿠아리움을 만들면서 러시아에서 벨루가(흰고래) 3마리를 가져왔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중 2마리는 어린 나이에 폐사했고 암컷 벨루가인 ‘벨라’만이 남았다.
벨루가가 잇따라 폐사하자, ‘벨루가를 수족관에 두고 전시하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한 번에 수십미터를 잠수하는 벨루가에게 7.5m 깊이의 수조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벨루가에게 아쿠아리움은 지하 감옥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에 롯데는 2019년 10월 마지막 남은 벨라를 자연으로 방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벨라는 여전히 답답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족관에 갇혀 지내고 있다.
심지어 롯데월드는 벨루가를 죽기 전에 바다로 보내줘야 한다고 시위한 동물단체들을 상대로 고소를 하기도 했다. 수족관 벽면에 현수막을 붙인 접착제 성분이 남아 ‘7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롯데는 벨루가를 가져와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기업 이미지 쇄신도 가져오고 싶었겠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롯데는 벨루가를 가져와 돈은 돈대로 날리고 기업 이미지는 더욱 악화됐다. 롯데는 이 원인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 벨루가를 보러가지 않는 일반 시민들의 탓으로 돌릴까. 시위를 한 동물단체 탓을 할까. 아니면 벨루가를 보도한 언론 탓을 할까. 동물 한 마리를 가져다 키우는 것만 봐도 기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