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디’S VIEW] 배달음식 시키지 않는 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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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배달 업체 생겨나 자영업자, 고객 모두 불만족
배민 작년 영업이익 65%증가 영업이익률 20% 넘어, 독일DH 4127억 배당 챙겨

 

나는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어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경’과 ‘건강’ 이유가 가장 크다. 그리고 ‘인간은 조금은 불편하게 사는 게 좋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수도자들이 묵언 수행을 하고 하안거, 동안거를 하는 것 역시 몸의 불편함 속에 정신의 맑음과 깊이를 들여다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 역시 수도자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자세로 조금은 불편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집에서 조용히 쉬고 있는데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면 ‘나라도 배달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저 소리를 덜 듣겠지’라는 마음도 생긴다. 그리고 가족에게 배달음식을 시켜 주면서 건강하기를 바라고, 살이 안찌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배달 기업들을 출입하면서 배달 시장에 대해 너무 몰라 무시를 당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래서 억지로 배달음식도 시켜봤고 심지어는 배달 알바도 뛰어 봤다. 배달에 대해 잘 몰라서 인지 배달시킨 음식 중에 만족스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름 치킨을 좋아하는데도 배달시킨 치킨들을 먹으며 ‘치킨도 맛없을 수 있구나’를 알았다. 식어서 오는 건 기본에다 치킨이 어찌 그렇게 질겼던지.

또 배달 알바를 해보면서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에 올라가 본 적도 있고 음식을 떨어뜨려 보상을 해준 적도 있다. 심지어 음식을 픽업하러 가는 곳의 위생 상태를 보고 기겁한 적도 여러 번이다. 간판은 유명 프랜차이즈인데 막상 가보면 좌석은 없고 음식만 만드는 곳이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들의 아픔이 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가끔 언론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수입이 많다는 기사가 뜰 때도 있는데, 사고 한번 나면 끝이다. 당시 승용차로 배달을 했었는데, 사고가 나서 수리비에다 보험료 할증되며 돈 다 날렸다. 불법 주차 위반에 걸려 과태료를 낸 적도 여러 번이다.

3.3% 세금도 내야하고 종합소득세 신고 할 때도 세금을 더 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라고 한다. 한번 높아진 눈은 낮아지기 어려운 것처럼 한번 편해진 몸은 다시 불편한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배달음식이 대중화 된 세상에 다시 배달 없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배달 시장이 정상적인가라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아닌 것 같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고객들은 음식값 인상 및 배달비 부담이 커진 상태다.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배달비 무료’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만 그 무료에 대한 부담은 누가 지는 것일까.

배달 업체들은 과거 배달기사를 직고용하고 전단지를 뿌릴 때보다 지금이 더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모를 일이다.

최근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다음 달 배민1플러스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로 3%포인트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며 그 부담은 고객에게 전가될 게 뻔하다.

‘세상에 없던’ 배달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세상은 더 편해진 게 아닌 더 복잡해진 느낌이다. 배달 수수료 체계도 얼마나 복잡한지 전문가들이 아니면 쉽게 알기도 어렵다.

자영업자와 고객, 모두 힘들어하고 불만이 커진 시장에 달콤한 열매는 누가 따 먹고 있는 있을까.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65%나 증가한 6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0%가 넘는다. 우아한형제들의 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DH)는 412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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