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제주도 호텔들 수혜 입는 동안에도 해비치호텔 열외
720억원 쏟아 부은 ‘해비치 리조트 제주’ 리뉴얼 실적 개선 도움 될지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에는 호텔과 리조트로 나눠져 있다. 이중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지난해부터 공사에 들어가 약 10개월간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오는 29일 다시 문을 연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리뉴얼 탓인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2022년에도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제주도 호텔들이 큰 수혜를 입는 동안에도 열외였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실적이 부진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이 맡고 있다. 게다가 그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개인 최대주주(16.3%)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정 명예회장(4.65%)과 그의 장녀 정성이(3.87%) 이노션 고문, 차녀 정명이(3.87%) 현대커머셜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분 전량을 정윤이 사장에게 매도했기 때문.

정 사장은 현대차(41.9%)와 기아차(23.2%)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 사장이 해비치 리조트 제주 리뉴얼에 쏟아 부은 돈은 약 720억원이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기존 오래되고 낡았던 콘도 같은 공간을 한국미를 더한 고급 리조트로 탈바꿈하려 했다.

예를 들어 주방 공간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215개의 룸을 모두 스위트룸으로 바꿨다. 객실 안의 가구 및 소품도 이재하, 조병주 등 국내 가구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특별 제작한 점도 특징이다.

미식에 관심이 많은 정 사장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서도 미식 공간을 대폭 신설 및 강화했다.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 및 정통 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 앤 테르’ 레스토랑을 새롭게 열었다.

또한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탈리안 퀴진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바꿨고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는 고품질의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인다.

100평 규모의 프리미엄 서비스 공간인 ‘모루 라운지’도 신설했다. 이 라운지는 마스터 스위트 이상 객실의 투숙 고객 및 라운지 전용 패키지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및 체크아웃, 조식과 간단한 점심 식사, 쿠키와 차, 저녁 시간의 무제한 주류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특히 모루 라운지 내에는 키네틱 설치 작품으로 유명한 최우람 작가의 작품이 별도의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

휴양지에 있는 리조트인 만큼 ‘웰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계절에 따라 추천하는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및 싱잉볼 테라피’ 프로그램 등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기 부대시설인 ‘야외 수영장’은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사계절 온수풀로 변경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관계자는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과 함께 와서 객실에서 ‘숙식’하는 것이 리조트 이용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면, 이제는 인구 구성과 라이프 스타일, 여행 패턴 등이 변화하면서 리조트나 숙소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게 달라졌다”라며 “따라서 해비치 리조트의 노후화에 따른 개보수 뿐 아니라,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새롭게 리뉴얼해 해비치 리조트 자체가 제주의 대표적인 휴양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