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50여명 방문에 불과, 2층 플래그십에 직원 단 2명 뿐
원브랜드 샵보다 코스메 같은 뷰티 편집샵 인기
“매출보다 브랜드 알리는 역할 더 커”

“평일에는 하루 평균 50여명의 고객들이 방문하시고 주말에는 100여명의 고객들이 방문하시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이니스프리 도쿄 플래그십스토어(이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에서 만난 한 매장 직원의 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 서울의 청담동과 유사한 도쿄의 오모테산도에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을 열었다. 도쿄 내에서도 아주 고급 상권에 속한다.

서울 성수동의 이니스프리 디아일 성수에 이어 두 번째 연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이다.

한국은 이니스프리가 별도 법인이지만, 일본은 아모레퍼시픽 일본 법인에서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을 열었다. 바로 옆에는 메종 고세(KOSE)라는 고세 플래그십이 있다.

총 2층 규모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은 한 층에 10여평 정도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다. 한 층당 근무하는 직원은 1명에 불과했다.

지난 1월 오픈 당시 이니스프리 글로벌 모델인 ‘세븐틴 민규’가 방문해 일본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도보로 10여분 떨어진 아오야마에는 젠틀몬스터의 템버린즈가 플래그십을 열어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것과 비교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에서 이니스프리 성장세가 커지고 있어 플래그십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하루 평균 50여명이 방문하면 이 중 실 구매 고객들은 얼마나 될까.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은 당장의 매출보다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이 더 크다며 매출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은 판매 목적 보다는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이 크다”라며 “거기서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들이 다른 곳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원 브랜드샵의 인기가 줄어들고 올리브영 같은 뷰티 편집샵으로 고객들이 몰리는 것처럼 일본 역시 원 브랜드샵의 인기보다는 코스메 같은 뷰티 편집샵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1층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돌며 이니스프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1979년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이 제주도에 녹차 밭을 개간한 것에서부터 1989년 최초로 녹차 성분이 화장품에 들어간 ‘미로’ 브랜드도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이니스프리의 역사가 녹차에서 부터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1층 입구 벽면에는 단단한 바위를 뚫고 자라나는 자연의 힘을 표현하려고 했다.

2층에는 제품 체험 및 판매 공간이다. 특히 지난 1월 31일 매장을 방문한 세븐틴 민규가 거울에 자필 서명한 한 것이 있다.

그러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에는 기대만큼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 않은 건 분명해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에도 일본에 진출했던 최상위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매장을 모두 철수한 바 있다.

이 매장 관계자는 “오모테산도가 고급 상권이기는 하지만 지하철과 거리가 있어 고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