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멤버십 리워즈 대신 트래블 바우처 등 제공으로 변경
기본적립도 1000원당 1MR로 줄이고 조건도 붙어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Amex가 처음으로 글로벌 혜택을 그대로 한국에 선보인다. 아멕스와 현대카드는 둘 다 프리미엄을 지향하기에 서로 최적의 파트너이지만 현카와 다이너스간의 계약 때문에 오랜동안 인연이 맺어지지 못했었다. 언젠가는 만나야 했던 운명.”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021년 현대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간의 독점 계약을 체결하며 본인의 SNS에 올린 글이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약 3년 만에 기존 아멕스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며 에디션2를 내놨다. 에디션2는 기존 카드 대비 혜택을 대폭 축소해 ‘개악’이 됐다고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15일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플래티늄·골드·그린 카드 3종을 단종하고 이를 각각 업그레이드한 에디션2 버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인 ‘아멕스 플래티늄’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현아플’카드로 통한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100만원에다 발급 조건도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멤버십 리워즈(MR)를 10만MR을 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10만MR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면 6만6666마일리지로 전환 가능하다. 100만원의 연회비로 6만6666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1000원당 1.5MR이 전월 실적 없이 무제한으로 적립이 됐다. 그 외에도 아멕스 플래티늄은 여러 혜택이 많은 카드였다.

그런데 현대카드가 새롭게 선보인 에디션2는 10만MR 대신 트래블 바우처, 패션/뷰티 바우처 등으로 변경했다. 이 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 조건도 기존에는 100만원 이상 사용하면 됐는데 지금은 ‘400만원 이상 사용시’로 변경됐다.

MR 기본 적립도 전월 실적 없이 1000원당 1.5MR에서 에디션2는 ‘전월 이용 금액 50만원 이상 사용시’ 1000원당 1MR로 변경됐다.

실적 미인정 항목도 대폭 늘렸다. 기존에는 공과금과 상품권, 선불카드 충전금액 등도 실적에 포함됐다. 그러나 에디션2에는 이를 모두 실적 항목에서 제외시켰고 심지어 후불 하이패스 금액과 사립 유치원 교육비도 적립 항목에서 제외했다.

이에 카드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개악된 카드를 쓸 필요가 전혀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 실제 아멕스 플래티늄이 발급 중단된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연회비 100만원 카드에 수많은 사람들이 발급 신청을 하기도 했다.

다만 에디션2의 좋아진 점은 기존 카드에서는 해외 가맹점과 국내 특급호텔에서는 1000원당 3MR을 제공했지만 에디션2에서는 해외 가맹점과 국내 특급호텔 등에서는 1000원당 5MR이 적립된다.

그러나 이 역시 ‘전월 이용 금액 5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었으며 적립 한도도 있다.

이에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 아멕스 에디션2는 국내외 여행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과 아멕스의 프리미엄 혜택을 담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아멕스 센츄리온과 독점 계약을 따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삼성카드에서 아멕스와 독점 계약을 하던 때와 비교해 아멕스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가 벤치마킹했던 대표적인 카드사 역시 아멕스였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VVIP카드인 블랙카드도 아멕스 블랙카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에서 내놓은 아멕스 카드가 수익성이 좋았으면 급하게 에디션2를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익성이 악화되니 혜택이 축소된 에디션2를 내놓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