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디’S VIEW] 운이 나쁜 ‘JW메리어트 제주’

By.
2K

100만원대 가격이지만 ‘포숙성지’로 유명세
코로나 끝나고 해외여행 열리자 오픈, 오픈 과정 미비, 예약 시스템 오류 등

 

수년전부터 호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제주도 서귀포에 메리어트호텔의 하이엔드급 브랜드인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이하 JW메리어트 제주)'(@jwmarriottjeju)가 건설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주목을 끌었다.

서울에 JW메리어트호텔은 있지만 리조트는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것이고 럭셔리 호텔을 다수 디자인한 ‘빌 벤슬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소식으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되고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이 리조트의 오픈 소식은 기약이 없이 멀어져 갔다. JW메리어트 제주 오픈을 위해 직원 채용을 1년 전부터 했는데 오픈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JW메리어트 제주의 오픈이 1년 이상 늦어진 이유에 대해 여러 설들이 많다. 오너사가 중국이어서 가구나 비품 등을 중국을 통해 들여와야 하는데 국경이 닫히면서 늦어졌다는 설, 지자체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늦어졌다는 설 등 여러 가지다. 호텔이 공식적으로 오픈이 연기된 이유를 밝히지 않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JW메리어트 제주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때쯤, JW메리어트 제주의 오픈 소식이 들려 왔다. 너무나 급작스러웠다. 일반적으로 호텔이 오픈하면 1개월에서 수개월 전에 메리어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창이 열리고 예약을 받기 시작한다. 글로벌 체인 호텔들은 이런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JW메리어트 제주는 지난달 28일 오픈을 하자마자 예약 시스템이 열렸다. 예약시스템과 홈페이지 등 곳곳에 잡음이 들렸고 에러가 발생했다.

게다가 JW메리어트 제주의 1박 숙박요금을 최저 100만원대로 잡았는데 ‘포인트 숙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점. 메리어트는 자체적으로 투숙 고객들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따로 판매도 하고 신용카드 제휴 등을 통해 시중에 포인트를 유통한다.

포인트를 얻는 경로는 여러 가지이나 통상 1점에 10원 정도로 계산된다. 그런데 JW메리어트 제주를 포인트로 예약하면 최저 3만 포인트에도 투숙 가능하다. 금액으로는 30만원대가 될 거다.

메리어트 예약시스템에 보이는 JW메리어트제주 포인트 숙박./사진=메리어트인터내셔널

호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1박에 100만원 넘는 호텔을 3만 포인트 대에 투숙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JW메리어트 제주는 ‘포숙(포인트 숙박)성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 세계 메리어트 고객들이 JW메리어트 제주에 포인트 숙박을 위해 찾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고객이 3만 포인트에 호텔에 투숙하면 메리어트 본사는 해당 프로퍼티에 자체 기준에 맞춰 가격을 지급한다. 고객이 1포인트에 10원의 가치로 계산된 만큼 호텔 간 거래는 이 보다 더 저렴할 거다.

메리어트 플래티넘 이상이면 조식까지 무료로 제공되니 3만 포인트에 인당 10만원대의 조식을 2인까지 무료로 제공돼 메리어트 고객들은 환호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호텔이 남는 게 있을까’라며 오히려 호텔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호텔의 포인트 숙박 기준은 예약률에 따라 메리어트 본사가 결정한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AI(인공지능)가 시스템적으로 결정하고 있어 실시간 변동된다. 그만큼 JW메리어트 제주의 유상고객 예약률이나 투숙률이 떨어진다는 증거이다.

JW메리어트 제주의 룸 가격이 높게 책정되었는지, 아니면 포인트가 낮게 책정되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건 현 시점에서 유상 예약 고객은 거의 없을 거라는 점.

게다가 JW메리어트 제주가 오픈한 시기가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진 때가 아니던가. 코로나 때 하늘길이 열리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곳은 제주도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 등 해외로 떠나면서 소외된 곳 역시 제주도였다. 호텔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도 제주도 지역의 호텔이다.

제주도의 인기가 식자마자 JW메리어트 제주가 오픈한 것이다.

JW메리어트 제주가 언제까지 ‘포숙성지’로 객실을 채우면서 운영이 될 수 있을까. 100만원대 이상 가격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JW메리어트 제주 측은 가격을 조정해 유상 고객을 확보해야 포인트 기준이 올라갈 수 있다.

포인트로 예약한 고객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한숨 쉬고 있을 직원들을 생각하면 걱정이다.

JW메리어트 제주는 오픈 시기, 준비과정 미비, 예약 시스템 오류, 포인트 숙박 등 여러 면에서 처음부터 운이 안 좋은 호텔인 거 같다.

Tag

More Detail,
More Clarity NAMDI

남다른디테일의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셨다면 작은 응원 부탁드려요.
독자분들의 응원이 남다른디테일의 힘입니다. 후원금의 일부는 좋은 일에 쓸 수있도록 하겠습니다.

응원하기

남다른디테일의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셨다면 작은 응원 부탁드려요.
독자분들의 응원이 남다른디테일의 힘입니다. 후원금의 일부는 좋은 일에 쓸 수있도록 하겠습니다.

남다른디테일 후원계좌

1005-904-464814

우리은행 | 주식회사 남다른디테일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Fill out this field
Fill out this field
유효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You need to agree with the terms to proceed

column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