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 ‘벤슨’ 론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지향
배스킨라빈스 대비 70% 비싼 가격, 수요 있을지 의문
국내에 샵 아이스크림 성공 사례 거의 없어, 콜드스톤도 한국 철수
파이브가이즈 글로벌 브랜드라 어느 정도 성공 예상, 김동선 국내 브랜드 ‘벤슨’ 성공시킬지 미지수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서울 압구정 로데오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론칭한 가운데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이 브랜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총괄 부사장이 주도해 론칭한 브랜드이다.
그가 몇 년 전 한국에 들여온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예측했었다. 그러나 벤슨은 이름으로 봤을 때는 수입 브랜드 같지만, 국내 신생 브랜드이다.
게다가 경쟁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배스킨라빈스보다 고가로 책정됐다는 점, 국내 아이스크림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도 악세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샵(shop) 아이스크림이 성공한 사례는 배스킨라빈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는 점도 성공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벤슨의 첫 번째 매장인 벤슨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날 압구정 로데오에 열었다.
벤슨은 미국에서 흔히 쓰는 이름 중 하나로 ‘정직(Honesty)과 신뢰할 수 있는(Trustworthy)’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고 한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친숙한 브랜드인 동시에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이 브랜드를 위해 압구정 갤러리아 근처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아이스크림 공장도 인수했다. 또한 CJ푸드빌, 신세계, 호텔신라 등에서 근무했던 차승희씨를 한화갤러리아 브랜드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한화갤러리아에서 80년대생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그는 숙명여대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에서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로 석사를 했다. 차 상무는 셰프나 외식업계에 네트워크가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슨은 공식 론칭에 앞서 기자 간담회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을 하는 프리 오프닝을 진행했는데 상당수가 차 상무의 지인들로 추정된다.
또한 벤슨은 조서형, 이충후, 오스틴강 셰프 등과도 협업해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화 이미지를 주려고 한 의도로 보인다.
벤슨 아이스크림의 디자인은 하늘색과 베이지색의 조합으로 유럽의 어느 젤라또 매장을 연상케 한다.
재료 면에서도 저지우유, 국산 아카시아꿀, 프랑스산 라즈베리 퓨레, 이탈리아산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등을 사용해 고급화를 추구했다.
이런 탓에 경쟁브랜드들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배스킨라빈스 파인트(320g)는 9800원이지만 밴슨은 파인트(무게 미공개)는 1만5300으로 책정했다. 배스킨라빈스 대비 벤슨이 70%가량 비싼 것이다.
또 배스킨라빈스의 싱글 레귤러 가격이 3900원인데 벤슨 싱글컵은 5300원으로 36% 비싸다.
이에 한화갤러리아 측은 “유지방 비율이 높고 인공유화제를 사용하지 않는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지향해 가격이 타 브랜드 대비 높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고가의 아이스크림을 찾는 고객의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도 아닌, 국내 브랜드라는 점은 더 큰 약점이다.

실제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한국에서 샵 아이스크림 매장을 낸 적이 있지만 대부분 철수했거나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콜드스톤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콜드스톤도 한국에 진출했었지만 철수한 적이 있고 하겐다즈도 매장이 있기는 하지만 몇 개 없는 실정”이라며 “롯데도 나뚜루를 통해 샵 아이스크림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국내 샵 아이스크림 시장은 크지가 않고 특히 고가 아이스크림의 수요는 더욱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프리 오프닝때 인플루언서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제공하니 맛있다고 칭찬하지 자기 돈 주고 먹으라고 하면 먹을 사람 많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샵 아이스크림 성공 사례는 배스킨라빈스 이외에는 거의 없으며 배스킨라빈스도 아이스크림보다 음료와 케이크로 성공한 경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한화의 자금력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수입 브랜드도 아닌 국내 신생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고 커나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파이브가이즈는 어느 정도 성공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벤슨은 전혀 다르며, 벤슨의 성공 여부가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