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시화공장서 50대 근로자 사망
시흥경찰서, 시화공장 관계자 입건
시민단체,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
이재명 후보 “부끄러운 ‘노동 후진국’ 근로환경 고치겠다”
지난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다시 공장 근로자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SPC그룹에 대한 불매 운동이 또 다시 일어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치권까지 확대하는 모양새다.
시민단체에서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지도 관심이다.
20일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19일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애도와 SPC그룹 브랜드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는 이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에서는 2022년부터 거의 매년 공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22년 10월에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3살 여성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숨졌고, 2023년 8월에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3명이 숨졌고, 손가락 절단 등 5건의 인명 사고가 났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SNS에는 ‘살인조직 SPC 제품들, 소극적 불매에서 적극적 불매로 전환’이라는 글과 함께 SPC그룹 소유 브랜드들이 나열돼 있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이 글에는 150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렸다.
댓글들은 “인천공항 내 SPC 계열사들 모두 철수하면 좋겠다”, “안 먹은지 오래됨, 편의점 삼립빵도 거름”, “생각보다 진짜 많아서 놀람, 파스쿠찌와 파리크라상도 SPC였다니 이제 안 가야겠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 회사(SPC그룹) 제품은 안 산다. 도대체 매년 사람이 끼어 죽는데 왜 이러나, 피 묻은 빵 먹지 말자”, “SPC 파바(파리바게뜨), 삼립, 샤니 모두 포함입니다. 불매합니다. 도저히 먹을 자신이 없네요” 등의 글들을 올렸다.
현재 시흥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PC삼립 시화공장 관계자를 입건했다. 고용노동부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허영인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사고 당시 공장은 ‘풀 가동’될 때 컨베이어 벨트가 삐걱대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라며 “이를 고려하면 이번 사고는 예견된 것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서민위는 2022년과 2023년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사고가 동일한 형태로 반복되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이 양산할 개연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2024년 4월 계열사인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가 5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석방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부끄러운 ‘노동 후진국’ 근로환경을 고치겠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라며 “안타까운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