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 상당 고가 와인, 고객 동의 없이 100ml나 가져가
‘와인 도둑’이라며 절도죄로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
정식당, 해당 소믈리에 해고한 것으로 파악
임정식 셰프가 오너로 있는 서울 청담동 정식당에서 고객이 가져간 고가의 와인을 무단으로 먹어 업계 안팎에 이슈가 되고 있다. 정식당은 서울에서는 미쉐린 2스타를 받았고 뉴욕에서는 3스타를 받을 정도로 파인 다이닝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해당 이슈가 확산하면서 레스토랑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정식당을 방문했던 한 고객은 당시의 불쾌했던 후기를 외식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올렸다. 이 고객은 “음식과 분위기는 좋았으나 담당 소믈리에(와인 감별사)의 서비스가 최악이었다”라고 밝혔다.
해당 고객은 콜키지(고객이 본인의 주류를 음식점에 가져가서 마시는 경우 음식점에서 고객에게 부과하는 비용)를 하려고 1996 cheval blanc(슈발 블랑) 90만원 상당의 와인을 직접 가져갔는데 소믈리에가 오픈해 거의 한 잔 상당의 분량(100ml)을 말도 없이 따라갔다는 것이다.
이 고객은 담당 소믈리에에게 “아까 따라가신 한 잔은 어떻게 하셨냐”라고 물었고, 소믈리에는 “나중에 마셔보려고 막아 놨다”고 답했다.
이 고객은 “천진난만하게 말씀하시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이가 없었다”라며 “좋은 날이라 가급적 당일에는 아무 클레임을 하지 않고 돌아왔으나 다시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경험이라 생각하여 리뷰를 남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오픈 시에 소믈리에분들이 조금 따라 마시는 건 알고 있으나 그것도 많아야 10~20ml지, 한 잔을 따라가는 게 말이 되냐”라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콜키지 피 10만 원도 따로 받아 가시면서 따로 양해도 없이 저러는 건 도대체 어느 레스토랑에서 가능한 방법이냐”라며 “기본적인 소믈리에 교육부터 철저히 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글은 SNS와 커뮤니티 등으로 크게 확산하며 이슈가 됐다. 캐치테이블에도 25일 현재 810개 좋아요와 89개의 댓글들이 달렸다. 댓글들은 “소믈리에가 아니라 와인도둑이네”, “미친 소믈리에”, “와인 도둑이 일하는 식당” 등 대부분 소믈리에를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또한 고객은 90만원 상당의 1996 cheval blanc(슈발 블랑)이라고 밝혔지만, 국내에서는 이 와인을 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희귀한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직구로 구매한다면 와인 한 병에 수백만 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콜키지를 할때 소믈리에가 테이스팅용으로 20~30ml정도 가져가는 것은 관행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고가의 와인을 100ml나 가져간 건, 선을 넘은 행위로 보고 있다. 심지어 이런 행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것으로 절도죄에 해당될 수 있다며 고소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보통 와인 한 병이 750ml인데 100ml를 가져갔다면 7분의 1을 소믈리에가 무단으로 가져간 셈이다. 게다가 정식당은 콜키지 비용으로 10만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
결국 정식당은 해당 소믈리에를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식당의 공식 SNS에는 소믈리에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정식당 관계자는 “캐치테이블에 올라온 글을 봤으며, 해당 이슈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