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미국 서부 에레혼에 5종 차 판매
철저한 유기농이자 고가 마켓에 ‘오설록’ 입점, 글로벌 차 지형도 변화 의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차 브랜드 오설록이 미국의 유명 유기농 마켓이자 고급 슈퍼마켓 체인인 ‘에레혼(Erewhon)’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식품 브랜드들 중에 에레혼에 납품되는 브랜드는 오설록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녹차라고 하면 ‘일본차(Japanese tea)’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이 종주국이었다. 그러나 품질과 브랜드면에서 오설록이 글로벌 차 브랜드로 커 나가면서 세계적으로 차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심으로 10여개의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에레혼은 고가의 슈퍼마켓임에도 할리우드 배우들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서부의 대표 마트로 자리 잡았다. 유기농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라 입점 기준도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오설록은 지난해 말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럭셔리 유기농 마켓인 ‘에레혼’에 입점했다. 비버리 힐즈점을 비롯한 10여개의 에레혼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판매하는 제품은 세작, 순수녹차, 화산우롱차, 프리미엄 말차, 찬물녹차 등이다.
에레혼은 현재 미국 서부에서 가장 핫한 마켓이다. 블랙핑크의 리사를 비롯해 저스틴 비버의 아내이자 유명 모델인 헤일리 비버 등 유명인들이 방문 인증샷을 남기며 크게 주목 받았다.

고가의 마켓임에도 미국 서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필수 코스가 됐다. 특히 에레혼에서 유명한 것은 스무디이다.
에레혼은 단순히 럭셔리와 유명인들이 방문해 유명해지기보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주목을 받았다. 에레혼의 슬로건은 ‘여기에는 당신에게 좋은 것들만 있어요(If it’s here, it’s good for you)’이다. 즉, 지구가 제공하는 최고의 제품으로 몸을 채움으로써 최고의 자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에레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비콥(B Corp) 인증을 받았다.
오설록은 2023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 시작했다. 기네스 팰트로, 제시카 알바 등이 오설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한때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애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자에서부터 시작된 녹차 사업이었고 미로, 이니스프리, AP 등 녹차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들을 만들었지만 오랜 기간 수익 사업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녹차사업을 하는 것을 ‘두고 현명하지 못하다, 제주도 녹차밭을 팔아 부동산 개발을 하는 것이 낫다’ 등의 평을 하기도 했다. 일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녹차 사업을 하는 것을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오설록을 오랜 기간 지켜오면서 글로벌 차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오설록은 838억원 매출에 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오설록은 럭셔리 브랜딩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고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Luxury Tea Brand from Jeju, Korea’ 로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