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반응 싸늘, 과거 제빵공장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 이후 불매
유럽 현지 베이커리 한국에 진출해 있고 개인 브랜드들 수준 높아, 파리바게뜨 어떤 차별화 가져갈지
북유럽 빵 지향하면서 원산지는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산, 심지어 중국산도 사용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제빵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지난 27일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을 론칭한 가운데,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무엇보다 파리바게뜨의 신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적다는 점이다. 그리고 파리바게뜨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모두 건강빵으로 만들면 되지 굳이 신규 브랜드를 내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나타냈다. 심지어 수년 전 파리바게뜨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도 소환되며 불매를 지속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아울러 파리바게뜨는 북유럽의 건강빵을 개발했다고 알렸지만 원재료는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산 심지어 중국산도 포함됐다. 유럽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한국에 여럿 진출해 있고 개인 베이커리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빵집’의 관심도 및 신뢰도는 극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 27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가진 미디어 행사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파란라벨’을 공식 알렸다.

파란라벨은 ‘건강빵의 새로운 기준’을 슬로건으로 파리바게뜨의 독자적인 발효 기술과 엄선된 원료를 기반으로 ‘밥만큼 든든한 빵’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는 지난 2020년부터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와 함께 한국형 노르딕(Nordic, 북유럽) 건강빵 개발을 위한 산학공동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결국 통밀, 호밀, 귀리 등 통곡물과 씨앗이 들어간 사워도우 등의 빵을 전국 340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판매하며 대중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날부터 파리바게뜨 매장에서는 파란라벨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파란라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극히 적은 상태다. 심지어 수년 전 파리바게뜨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도 소환되며 불매를 지속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파란라벨 론칭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상에는 크게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신과 높은 가격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네티즌들은 “그냥 모든 빵을 건강하게 만들어라”, “파바(파리바게뜨) 끊은 지 이미 오래다”, “그동안 건강에 안 좋은 빵을 만들었던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파리바게뜨는 크로아상에 과일과 크림을 입히는 등 좀 더 감각적이고 패셔너블한 빵을 선보여 왔다. 이번 파란라벨은 트렌디함 보다 전통 유럽식의 통곡물 빵을 선보이는 셈이다.

그러나 타르틴베이커리, 콘트란쉐리에, 보앤미 등 미국과 유럽의 오리지널 베이커리들이 한국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유럽 현지 제빵사들이 한국에 매장을 오픈하거나 개인 제빵 브랜드들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파리바게뜨가 말하는 ‘건강빵’은 이미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파리바게뜨가 어떤 차별점을 가져갈지 미지수다.

가격도 기존 빵보다 높게 책정됐다. 치킨에그 통곡물샌드위치는 7500원이며 대부분의 빵들은 5000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북유럽 빵을 강조했지만 밀과 곡물들의 원산지는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산이며 심지어 해바라기씨는 중국산을 사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사워도우나 통곡물빵들을 접하기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은 베이커리에서 이런 빵들을 판매하고 있다”라며 “파리바게뜨가 건강빵으로 내세우는 빵들이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파란라벨’은 빵을 더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즐기고자 하는 고객들의 바램을 실현시키기 위해 80년간 축적된 제빵 기술과 R&D 투자를 통해 선보인 브랜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