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오너 분쟁에 IT시스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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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IT시스템 통제, 피해는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돌아가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면서 한미약품 직원들이 이메일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IT시스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직원들은 기본적인 이메일조차 사용하지 못하면서 업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임종윤, 임종훈)와 한미약품(신동국, 송영숙, 임주현)간의 오너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차질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인사·홍보·회계·관제·전산 등 지원 업무를 한미사이언스가 맡고 있는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간 갈등 때문에 전 부문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한미사이언스가 사내 전산망을 통제해 한미약품의 IT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직원들은 사내 이메일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홍보팀의 경우 홍보 예산 집행도 못하고 있다.

또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승인 없이 임종윤-임종훈 측근 인사가 한미약품 부사장으로 출근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이는 한미약품 오너가의 사촌으로 경영권 분쟁 당시 임종윤-임종훈 편에 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지원 업무를 독자적으로 하기 위해 인사팀과 법무팀을 만들었지만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전산망을 통제해 회사의 손과 발 묶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임직원들과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지주사의 전산망 통제가 ‘위법’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업 가치 훼손으로 주가도 떨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모녀 측과 형제 측의 맞불 주주총회도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되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높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총에서 3자연합의 제안에 따라 현재 5대 4 구도로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우위에 있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확대하고 임주현 부회장과 신동국 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논의된다.

한미약품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총에는 임종훈 대표가 이끄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박재현 대표와 기타 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신규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만약 3자연합이 이사회 정원확대에 필요한 3분의 2 의결권을 확보해 이들 안건이 모두 의결되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5대 6 구도로 3자연합이 우위에 서게 된다. 이 경우에는 뒤이은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형제 측 안건이 부결되고 3자연합의 뜻이 관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3자연합의 제안이 일부만 받아들여지거나 부결되면 그룹 내 의사결정이 한동안 교착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의 전산망을 운영하는 한미사이언스의 통제가 계속되면 양사 간에 형사책임을 묻는 법적싸움을 벌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2028년 한미사이언스 목표 매출액 ▲2조3267억원 달성 ▲목표영업이익률 13.7% ▲필요 투자규모 8150억원 조달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신동국-송영숙-임주현 등 3자연합은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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